“올라도 너무 올랐네요”
정부대책 뒷북 한목소리
“일반분양 물량 왜 적나”
조합원외 배정 의문 제기
정부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해 강한 규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27일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 잠실 주공2단지 재건축아파트의 본보기주택(모델하우스)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강남구 역삼동에서 문을 연 본보기주택에는 오전에만 1천여명이 다녀갔다. 본보기주택 관계자는 이 가운데 조합원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일반 분양자들의 열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은 셈이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분양값이 너무 높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문광고를 보고 왔다는 김아무개(61·서울 수색동)씨는 “평당 분양값을 1500만~1600만원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분양값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실수요자로선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평당 분양값은 33평형이 1880만원, 24평형이 1810만원이다. 재건축아파트조합은 25일 처음 분양승인 신청 때보다 24평·33평형의 평당 분양값을 70만원 가량 낮춰 송파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 김아무개(53·서울 잠실동)씨는 “12평이나 24평같이 적은 평형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까 싶어 살 생각을 접었다”며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값을 잡겠다는데,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다음에 조처를 취하는 것은 ‘뒷북’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아무개(33·서울 연희동)씨는 “저층 단지에서 30층 이상 고층단지로 바뀌는데도 33평형의 경우 일반 분양분이 19세대밖에 안 된다”며 “조합원들만 배정을 받았다면 이 정도 물량만 남았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건설교통부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단속 효과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송아무개(60·서울 중계동)씨는 “정부 정책이 집값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집값을 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정부가 때리는 곳만 가격이 내리고 나머지는 오를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잠실2단지도 가격을 내렸다지만 눈속임으로 가격을 환원한 것일 뿐”이라며 “구매 의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잠실 2단지 재건축 시공사 가운데 한 곳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잠실2단지 분양값은 지난해 분양한 3단지보다 평당 10만~20만원 가량 더 싸다”며 “정부가 분양값 인하를 요구해 조정을 했기 때문에 분양승인 보류나 취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에서 다른 요청이 오면 최대한 수용하겠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지금대로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정부대책 뒷북 한목소리
“일반분양 물량 왜 적나”
조합원외 배정 의문 제기
정부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해 강한 규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27일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 잠실 주공2단지 재건축아파트의 본보기주택(모델하우스)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강남구 역삼동에서 문을 연 본보기주택에는 오전에만 1천여명이 다녀갔다. 본보기주택 관계자는 이 가운데 조합원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일반 분양자들의 열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은 셈이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분양값이 너무 높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문광고를 보고 왔다는 김아무개(61·서울 수색동)씨는 “평당 분양값을 1500만~1600만원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분양값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실수요자로선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평당 분양값은 33평형이 1880만원, 24평형이 1810만원이다. 재건축아파트조합은 25일 처음 분양승인 신청 때보다 24평·33평형의 평당 분양값을 70만원 가량 낮춰 송파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 김아무개(53·서울 잠실동)씨는 “12평이나 24평같이 적은 평형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까 싶어 살 생각을 접었다”며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값을 잡겠다는데,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다음에 조처를 취하는 것은 ‘뒷북’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아무개(33·서울 연희동)씨는 “저층 단지에서 30층 이상 고층단지로 바뀌는데도 33평형의 경우 일반 분양분이 19세대밖에 안 된다”며 “조합원들만 배정을 받았다면 이 정도 물량만 남았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건설교통부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단속 효과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송아무개(60·서울 중계동)씨는 “정부 정책이 집값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집값을 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정부가 때리는 곳만 가격이 내리고 나머지는 오를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잠실2단지도 가격을 내렸다지만 눈속임으로 가격을 환원한 것일 뿐”이라며 “구매 의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잠실 2단지 재건축 시공사 가운데 한 곳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잠실2단지 분양값은 지난해 분양한 3단지보다 평당 10만~20만원 가량 더 싸다”며 “정부가 분양값 인하를 요구해 조정을 했기 때문에 분양승인 보류나 취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에서 다른 요청이 오면 최대한 수용하겠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지금대로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