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 때 초과사망률 변화
서울 5~9월 연령·소득별 분석
여름철 무더위 때 저소득층 노인의 초과사망률이 일반 노인 인구의 초과사망률보다 갑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노인일수록 폭염 피해를 크게 받는다는 것은 알려졌으나, 통계 분석으로 그 초과사망률 수치가 제시된 건 처음이다. 초과사망률이란 낮 최고기온이 섭씨 1도 오를 때 평시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 수의 증가율이다.
17일 김영민 서울대 대학원생(환경대학원 박사과정 수료)과 조승헌 행복경제연구소장이 2006년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 과학>에 낸 논문을 보면, 낮 최고기온이 섭씨 1도 더 오를 때 만 65살 이상 노인의 초과사망률은 저소득층(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서 0.9%로 나타나 일반 노인의 초과사망률 0.4%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2000~2002년 5~9월의 서울 지역(13개 구) 사망자들을 연령·소득별로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의 초과사망률은 전체 인구의 초과사망률보다 최고 1.7배 높았으며 저소득층 노인의 초과사망율은 저소득층 인구 전체에 견줘 1.5배 가량 높았다. 또 전체 노인 인구의 초과사망를은 무더위 당일 이후에 점차 떨어졌으나 저소득층 노인의 초과사망률은 무더위 이후 이틀 가량 지나면서 높게 나타나, 냉방시설 등이 충분하지 않은 저소득층의 피해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3년치만 조사한 결과여서 잠정적이긴 하지만, 이런 수치는 여름 혹서기에 저소득층 독거 노인들의 피서 대책이 강구돼야 함을 말해 준다”고 말했다. 최근 폭염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폭염특보 발효 지역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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