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학부모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 건강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0교시, 우열반, 위탁급식 등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선거 D-4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와 주경복 후보를 중심으로 ‘세몰이’가 본격화하고 있다. 두 후보에 대한 단체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보수단체, 후보단일화 촉구…색깔공세 등 비방전 가열
25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280여개 보수단체들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비 전교조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주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 교육이 전교조의 지배 아래 들어가는 기막힌 상황이 도래한다”며“지금까지 지지도가 가장 높은 후보로 단일화하라”고 촉구해 사실상 공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앞서 24일에는 조합원 16만명 규모의 한국노총 서울지부도 공 후보에 대해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교원단체가 공개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한국교총도 내부적으로는 공 후보 지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진보 진영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주경복을 지지하는 학부모 1004인’ 모임은 25일 경복궁역 근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서열화·특권화 교육정책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서울시교육청 청렴도 3년 연속 꼴찌’라는 오명을 벗겨줄 수 있는 주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단체들도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으로 규정하고, 28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앞서 23일 급식운동 단체인 ‘학교급식 전국 네트워크’도 “친환경 식재료 사용, 미국산 쇠고기 금지, 직영급식 전환을 약속한 주경복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두 후보 사이에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묵은 ‘색깔론’까지 등장하는 등 공명선거 분위기를 해치는 비방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공 후보는 지난 2005년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6·25는 북에 의한 통일전쟁’ 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 주 후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전쟁은 한 국가 안에서 이념적 차이 등으로 발생한 전쟁을 의미하는 학술적 용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주 후보를 ‘좌편향 후보’라고 공격해 ‘색깔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어 보수단체들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내어 주 후보의 ‘사상’을 문제 삼았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인신공격이나 편가르기를 하는 동안 가장 중요한 ‘정책검증’이 묻히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선거가 다른 후보들의 좋은 정책은 수용하고 학생들을 위한 현명한 대안을 찾는 새로운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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