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진압작전에 투입돼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지난 27일 ‘촛불진압 현역의경의 인간선언을 했던 이길준 의경(가운데)이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성당에서 체포영장에 응해 중랑경찰서로 자진출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의경은 법원과 감옥에서도 삶에서 주인이 되기 위한 저항, 전의경제도의 부당함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길준 이경, 경찰에 자진 출두
“양심적 병역거부 사회 공론화 바래”
전투경찰대설치법 ‘헌법 소원’ 준비
“양심적 병역거부 사회 공론화 바래”
전투경찰대설치법 ‘헌법 소원’ 준비
‘촛불시위 진압’으로 특별외박을 나왔다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25일 양심선언을 한 뒤 27일부터 5일간 농성을 벌여온 이길준(25) 이경이 31일 오전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 이경은 자신이 그동안 촛불집회 진압작전에 투입된 것을 두고 ‘더 이상 진압의 도구로 쓰이고 싶지 않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이 이경은 서울 신월동 성당 앞 마당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는데 나는 죄인이 아니다. 당당히 재판을 받겠다”고 밝히며 “앞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이 이경은 중랑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애초 이길준 이경은 전의경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인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30일 검찰이 이 이경의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이길준 이경과 함께하는 농성단’ 쪽은 회의를 거쳐 이 이경이 자진 출두하기로 결정했다. 농성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 예상보다 빨리 체포영장이 청구돼, 공권력에 의해 강제연행 되기보다는 당당하게 재판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결정과정을 설명했다. 이 이경의 부모 역시 자진 출두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단 쪽은 이후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군인이 경찰업무에 동원되지 않도록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전의경제도 폐지를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농성단의 이용석 상황실장(28)은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돕고 따로 지원단을 만들어 이 이경의 수감 후 생활을 돕는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이경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덕우 변호사는 “헌법 77조엔 ‘계엄 선포를 하지 않고는 경찰 대신 군인을 동원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전투경찰대설치법은 헌법을 위반하고 있고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0시에 열린 기자회견은 10여분만에 끝났고, 이 이경의 부모와 일반 시민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이 이경의 출두 모습을 지켜봤다. 몇몇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힘내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이경은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농성단 쪽이 마련한 승용차에 올랐고 이덕우 변호사와 나승구 신월동 성당 주임신부가 동행했다.
허재현기자, 김효정 인턴기자 catalunia@hani.co.kr
이 이경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덕우 변호사는 “헌법 77조엔 ‘계엄 선포를 하지 않고는 경찰 대신 군인을 동원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전투경찰대설치법은 헌법을 위반하고 있고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0시에 열린 기자회견은 10여분만에 끝났고, 이 이경의 부모와 일반 시민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이 이경의 출두 모습을 지켜봤다. 몇몇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힘내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이경은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농성단 쪽이 마련한 승용차에 올랐고 이덕우 변호사와 나승구 신월동 성당 주임신부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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