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단 모의실험 결과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으로 숨진 박왕자씨가 100m 안의 거리에서 북한군 총에 맞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정부합동조사단이 1일 밝혔다.
정부합동조사단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실장은 1일 모의 사격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에이케이(AK)-74 총기로 사격실험을 한 결과, 북한 초병의 명중률과 유사한 수준은 ‘의탁 사격’에선 100m, ‘서서 쏴’에선 60m였다”며 “북쪽 주장대로 박씨가 뛰어 도망가고 있었다면 피격 거리는 100m보다 더 가까운 거리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피격 당시에) 고인이 멈췄거나 천천히 걷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추정의 근거로 그는 “박씨가 입고 있던 셔츠와 원피스의 같은 위치에 (지면과 수평으로) 총탄이 들어가고 나온 자국이 났다”며 “빠른 속도로 달렸다면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탄원은 생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첫번째 발사된 탄환이 박씨의 발 주변에 맞아 조개껍데기나 돌이 튀어 박씨의 허벅지를 때리자 박씨가 놀라 멈춰섰고 뒤이어 엉덩이와 등에 총격이 가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북쪽은 초병이 박씨가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나는 바람에 쫓아가 공포탄 1발을 쏜 뒤 3발을 조준사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또 “북쪽이 사격했다고 주장한 시간인 오전 5시엔 이미 70m 거리에서 남녀 식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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