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등 “보수집회는 허용” 비난 봇물
부시방한 반대집회 첫날 167명 연행돼
부시방한 반대집회 첫날 167명 연행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틀째를 맞은 6일, 전날 집회에서 167명의 시민을 연행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6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부시 반대’ 촛불집회는 폭력 진압하고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찬성 집회는 허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도심 한복판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경찰들에게 이리저리 쫓기다 체포되는 사냥감이 됐다”고 비판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기독교 단체들도 이날 낮 12시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회자와 신자 18명이 강제 연행됐다”며 항의했다.
민주노총 노조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용산 삼각지역 부근 인도에 모여 한-미 정상회담에 반대하고 경찰의 촛불집회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정책실장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이라크와 아프간에 대한 한국군 파병으로 연결돼 우리 군이 미군의 세계 침략전쟁의 도구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독도’가 볼모가 돼, 주한 미군기지 이전 비용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미군 퍼주기’ 정책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일 밤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상대로 ‘토끼몰이’식 진압에 나서 167명을 연행했다. 경찰이 하루 동안 150명 넘는 시위대를 연행한 것은, 시민들의 기습 시위로 청와대 앞이 뚫릴 위기에 놓였던 지난 5월31일 밤 228명 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김아무개(17)군 등 청소년 5명을 훈방하고, 지아무개(47) 등 장애인 3명도 석방했다. 경찰은 또 부시 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며 한나라당 경기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이유로 연행했던 대학생 36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전원 불구속 입건한 뒤 6일 낮 12시께 석방했다.
길윤형,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