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증거 종합고찰해 판단”
주검이 발견되지 않은 살인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다른 주검이 발견되지 않은 사건에서는 무죄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아내를 살해하고 주검을 내다버린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인아무개(63)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1·2심 재판부는 “시신이 없어 인씨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직접증거는 없지만 혈흔이 집안 곳곳에서 발견되고 욕실에서 사람 뼈가 나온 점 등을 종합하면 인씨 아내가 숨졌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인씨가 쓰레기봉투를 어딘가로 가져간 점 등에 비춰 주검을 유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유죄를 선고했었다. 대법원 재판부도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해 증명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다른 ‘주검 없는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정황상 피해자가 숨진 상태라는 점은 대체로 수긍할 수 있으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로 피해자가 숨졌다고 인정할 정도의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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