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인력비행기’ 개발 착수
공군이 사람의 힘만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인력 비행기’ 제작에 나선다.
공군은 12일 공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진 등 7명의 제작팀을 구성해 인력 비행기 제작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설계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시험비행용 완제품을 제작한 뒤 내년 7, 8월께 시행비행을 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등이 후원한다.
인력 비행기는 기계 아닌 인간의 힘만으로 지상을 활주하고 이륙과 비행, 착륙까지 할 수 있는 비행기다. 공군은 “조종석에 앉은 조종사가 두 발로 페달을 밟아 약 0.3마력의 추력을 일으켜 무게 50~60㎏의 인력 비행기를 이륙시킨 뒤 글라이더형 대형 날개를 이용해 날게 된다”며 “목표 비행거리는 2㎞”라고 밝혔다. 15세기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팔다리의 힘으로 날개를 퍼덕여 하늘을 나는 인력비행기를 처음 구상한 이래 지금껏 인력비행기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네 나라에 불과하다. 일본은 1983년 1.406㎞ 직선비행에 성공했고, 미국은 1988년 3시간54분 동안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산토리니까지 119㎞를 날아 최장거리 비행기록을 세웠다.
제작팀장을 맡은 최성옥(49·중령·항공공학박사)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자신의 힘으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이자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며 “인력비행기에 이용되는 가벼운 재질을 만드는 기술은 향후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개발 완료 뒤 내년 10월 ‘서울 에어쇼’에서 시제기를 공개하고, 국민 조종사 선발과 시승 등의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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