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기능을 대량 분석해 한꺼번에 밝혀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계명대 의과대학 박종구(47)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엘씨형 안티센스를 이용하는 초고속 대용량 유전자 기능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질병세포와 조직을 대상으로 수천~수만 개 유전자들의 기능을 초고속으로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분석 속도와 정확성이 기존 기술에 견줘 500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 교수 팀은 이 기술을 응용해 간암 성장 관련 유전자 56개를 한꺼번에 밝혀내는 데 성공했으며, 주요 인체 암세포 5종의 성장에 관여하는 670종의 유용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5월1일 발행될 예정인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인 디스 이슈’ 섹션을 통해 따로 소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포스트 게놈 시대에 의약과 생명과학 시장을 이끌어가려면 게놈정보 가운데 치료제 등에 쓸 수 있는 유용 유전자를 가장 빠른 속도로 한꺼번에 분석해 지적 소유권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새 기능분석 시스템 개발로 30~5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트 게놈 연구의 완성기간이 절반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는 박 교수 팀이 바이오벤처기업 ㈜웰진과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