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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동자의 날에도 일하고 싶다”

등록 2005-05-01 09:25수정 2005-05-01 09:25

"우리같은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쉬는 날이 더싫어요. 근로자의 날에도 일해서 돈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좋습니다"

2년전 몽골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광주 하남산업단지의 한 중소기업에서 산업연수생으로 근무하는 에르덴추룸(31)씨는 근로자의 날인 1일에도 회사에 나왔다.

일요일과 휴일인 근로자의 날까지 겹쳐 하남산단 안의 어지간한 공장은 대부분쉬지만 에르덴추룸씨는 특근 때문에 목장갑을 끼고 파이프를 옮겼다.

남들은 다 노는데 일하러 나오는 것이 싫을 것 같지만 그는 오히려 더 기쁘다는표정이다.

내년 이맘 때면 체류기간 3년을 모두 채워 몽골로 돌아가야 하므로 아무리 짧은시간에도 회사에 나와 일해야 한푼이라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에르덴추룸씨는 "몸은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한다"며 "남들 쉬는 날이라고 같이몸을 놀릴 수는 없다"고 이내 옆 작업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와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들도 마찬가지 심정. 전세계적으로 모든 노동자들이 1년에 한차례 쉬는 '노동절'이긴 하지만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근로자의 날에 일할 수 있는 에르덴추름씨는 오히려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광주까지 왔는데 회사 사정으로 인해 정해진 시간외에는 일감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울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한 외국인 근로자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경영사정이안좋아 겨우 정규시간만 일하고 있어 마음 먹은 만큼 돈을 못 벌지 못해 회사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처럼 근로자의 날에 쉰 '정상적인' 외국인 근로자 20여명은 하남산단 안에 있는 외국인근로자센터의 교회에서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한' 노동절을 보냈다.

에르덴추룸씨는 "나는 그래도 휴일에 일감이 있는 좋은 회사에서 일한 덕분에행복한 경우"라며 "하지만 일만 하고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간혹 있어 더이상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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