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이 역사인식과 관련,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독일 지도자들보다 더 많이 사과했다고 공개 발언한 데 대해 시민단체는 1일 일본은 그 동안 진솔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세일 연구위원은 "독일은 빌리 브란트 전(前) 총리가 1970년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성했지만 과연 일본이 그런심금을 울리는 반성을 한 적이 있느냐. 일본의 과거 반성은 `립서비스'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운영위원장도 "일본이 과연 얼마나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납득할 만한 사과는 없었다"며 "정치인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한 발언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독도향우회 최재익 회장도 "일본 정부가 사과한 적은 있지만 진솔한 사과와 그에 따른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정부의 묵인 속에 과거사 왜곡을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을 농락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일본은 입에 발린 사과를 하다 보니까 주변국이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독일의 경우처럼 일본도 주변국들과 역사 교과서 공동 제작을통해 주변국을 이해시키고 함께 발전하는 원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임원희 사무국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마치무라 외상의 발언은 근거가 없는 말에 불과하다"며 "국제 사회에서 인정을받지 못하는 고립된 발언, 즉 `국제 사회의 망언'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임 국장은 "극우주의로 치닫는 상황에서 일본 정치인의 그런 발언은 일본 국내에서는 효과를 발휘해도 국제 사회에서 누가 인정하겠느냐"며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이라는 불똥이 발에 떨어지자 급하게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중인 마치무라 외상은 29일 뉴욕에서 열린 한 정책연설회에서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본은 (역사를)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일 정치 지도자 보다 훨씬 여러번, 더 많이 사과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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