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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민들 환영…업주들 자살·대치 거센 반발

등록 2008-08-31 20:26수정 2008-08-31 23:13

경찰, 장안동 성매매업소 집중단속 한달
경찰이 지난 7월 말부터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밀집한 성매매업소 70여곳을 겨냥해 한 달 이상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해당 지역 업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경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지난 8월29일에는 장안동 성매매업소 업주 한 명이 경찰 단속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업주들과 경찰이 도로에서 대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장안동은 청량리와 미아리 등에 있던 성매매집결지가 해체되기 시작하면서 몇 해 전부터 서울의 대표적인 성매매지역으로 떠오른 곳이다. 이 때문에 이를 단속해 달라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빗발쳤다.

경찰청이 지난 7월 일선 경찰서에 성매매업소의 대대적인 단속을 지시한 바 있지만, 이 가운데 장안동 성매매업소를 관할하는 서울 동대문경찰서(서장 이중구)는 특히 적극적이다.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례적으로 성매매업소를 담당하는 생활안전과 직원 15명을 무더기로 교체하고, 단속 과정에서는 재영업이 어렵도록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업소의 집기를 압수하고 있다. 이곳 지역구 의원인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장안동 성매매지역을 퇴출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시설 공사에만 수억원대를 쏟아부은 업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29일 오후 장안동 한 안마휴게텔 주차장에서 업주 최아무개(48)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두 달 전 10억여원을 들여 건물을 임대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 가운데 상당액이 사채인 데다 단속 때문에 영업을 못해 빚 독촉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죽음이 알려지자 업주 등 업소 관계자 100여명은 장안동 일대에 최씨의 유서를 복사해 뿌리면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최씨의 빈소에서 만난 한 업주는 “불법인 것은 아는데, 최소한 정리할 기회와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 예고도 없이 낭떠러지로 몰아붙이는 식으로 단속을 벌이면 앞으로 더 큰 희생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이 동네에 ‘경찰들이 집 사려면 동대문서로 가고 목돈 마련하려면 장안지구대로 온다’는 말이 있다. (상납) 받을 것은 다 받고, 이제와서 이렇게 몰아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장안동 주민 조아무개(40)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성매매업소와 유착 관계를 끊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준 경찰이 정말 고맙다”며 “사소한 저항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불법 업소들을 퇴치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어영 최현준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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