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섬 인수합병 의혹 조사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최세훈)는 3일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관련해 동양그룹 현재현(59) 회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동양메이저가 인수 전 한일합섬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합병한 뒤 한일합섬 자산으로 이를 되갚는 방식(차입인수)을 적용하게 된 경위와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대표 추아무개(49·구속)씨가 한일합섬 전 부사장 이아무개(61·구속)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월 차입인수 방식에 의한 인수합병으로 기존 한일합섬 주주들에게 차입금 1700억원과 출자금 100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추씨를 구속했다. 추씨는 지난해 2월 그룹 구조조정과 한일합섬 인수합병을 총괄 지휘하면서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한일합섬 전 부사장 이아무개씨에게 “한일합섬 인수기업으로 동양메이저를 추천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난해 8월까지 9차례에 걸쳐 18억9400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으며, 아직 뚜렷한 혐의를 잡은 단계는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한두 차례 더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맏사위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하다가 장인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을 맡았다.
동양그룹 쪽은 “동양메이저가 한일합섬을 인수한 자금은 한일합섬 주식이 아닌 동양메이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조달했다”며 “추씨가 이씨에게 건넨 돈도 경영자문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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