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08학년도 대입안 뜯어보니
서울대가 밝힌 2008 학년도 입학 전형방침은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로 읽히는 논술형 본고사 전면 도입과 비중 확대, 내신의 실질 반영률 유지로 요약된다. ◇동일계 특별전형은 도입 않고, 지역균형 선발제는 유지=서울대는 내신의 실질반영 비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9등급 상대평가로 바뀌는 내신에서 몇 등급까지 만점을 줄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지금은 과목별로 석차 백분율 상위 10%에게만 만점을 주고 있다.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은 “현행 내신 3등급 정도면 논술에서 점수차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는 교육부가 2008 학년도부터 특목고 정상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동일계 특별전형’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특기자 전형을 통해서도 이공계열에선 과학고, 인문계열에선 외국어고 학생들을 뽑고 있어 굳이 특별전형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서울대는 지역균형 선발제와 특기자 전형 등 현행 입학전형의 기본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논술형 본고사의 예시문과 내신 반영비율 등 2008 학년도 입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10월께 공개하고 내년 2월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논술형 본고사 이공계까지 확대
여론 이끌며 영향력 확산 의도
동일깨 특별전형은 도입 않기로
◇‘논술고사는 교과지식의 단순평가 아니다’=이 본부장은 “논술형 본고사는 과거의 본고사처럼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가 아니다”라며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독서를 통해서 습득한 기본 소양을 갖추면 풀 수 있는 유형의 시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교과 지식을 평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분석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논술시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현재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은 논술과 면접, 이공계열은 면접 및 구술시험으로 신입생을 뽑고 있다. 논술형 본고사가 도입되면 논술시험이 전 계열로 확대된다. ◇ 논술은 범교과적 세 영역으로=서울대는 논술고사를 세 영역 이상으로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영역에서 문제를 출제한 뒤 모집 단위별로 특성에 맞게 몇 가지 영역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모집단위에 따라 필수영역 둘, 선택영역 하나가 될 수도 있고, 필수영역 하나와 선택영역 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쪽은 논술고사의 영역과 관련해 국어논술, 수학논술, 영어논술 등 단순한 교과목 위주의 시험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영어의 해석이나 내용 요약, 수학의 문제풀이 등 단순한 문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인문계열에서는 이를테면 ‘문학과 예술’ 같은 것이 하나의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양과정에 있는 ‘사회와 인문’, ‘역사와 철학’ 등과 같이 범교과적인 영역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역별 과목 이름은 아직 연구단계에 있다. 논술고사의 유형도 다양해진다. 현재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지문을 제시하고 2500자 안팎의 분량으로 서술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새 입시안에서는 이런 유형 이외에 100자 안팎의 단문형 논술도 도입된다. 문제 성격에 따라 답안의 길이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 입시안 공개 서두른 이유는?=교육부는 2008 학년도 입시부터 내신성적 비중을 크게 올리기로 하면서 각 대학에 입시안 발표를 앞당길 것을 요청하는 가운데 서울대가 입시안을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입시안을 완벽하게 발표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내신 강화로 고교교육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고, 교육부도 입시안 발표를 가급적 빨리 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큰틀에서 방향 제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가 가장 먼저 논술형 본고사를 들고 나옴으로써, 내신강화를 추진하던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서울대가 교육부와의 갈등에도, 논술형 고사의 비중 확대와 내신 유지를 먼저 치고나간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서울대 쪽은 내신만으로는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없고, 학생 선발에 대학별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불만을 보여 왔다. 이런 생각을 다른 대학들로 확산시켜 2008 학년도 입시안 확정 과정에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서울대가 밝힌 2008 학년도 입학 전형방침은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로 읽히는 논술형 본고사 전면 도입과 비중 확대, 내신의 실질 반영률 유지로 요약된다. ◇동일계 특별전형은 도입 않고, 지역균형 선발제는 유지=서울대는 내신의 실질반영 비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9등급 상대평가로 바뀌는 내신에서 몇 등급까지 만점을 줄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지금은 과목별로 석차 백분율 상위 10%에게만 만점을 주고 있다.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은 “현행 내신 3등급 정도면 논술에서 점수차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는 교육부가 2008 학년도부터 특목고 정상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동일계 특별전형’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특기자 전형을 통해서도 이공계열에선 과학고, 인문계열에선 외국어고 학생들을 뽑고 있어 굳이 특별전형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서울대는 지역균형 선발제와 특기자 전형 등 현행 입학전형의 기본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논술형 본고사의 예시문과 내신 반영비율 등 2008 학년도 입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10월께 공개하고 내년 2월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논술형 본고사 이공계까지 확대
여론 이끌며 영향력 확산 의도
동일깨 특별전형은 도입 않기로
◇‘논술고사는 교과지식의 단순평가 아니다’=이 본부장은 “논술형 본고사는 과거의 본고사처럼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가 아니다”라며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독서를 통해서 습득한 기본 소양을 갖추면 풀 수 있는 유형의 시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교과 지식을 평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분석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논술시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현재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은 논술과 면접, 이공계열은 면접 및 구술시험으로 신입생을 뽑고 있다. 논술형 본고사가 도입되면 논술시험이 전 계열로 확대된다. ◇ 논술은 범교과적 세 영역으로=서울대는 논술고사를 세 영역 이상으로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영역에서 문제를 출제한 뒤 모집 단위별로 특성에 맞게 몇 가지 영역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모집단위에 따라 필수영역 둘, 선택영역 하나가 될 수도 있고, 필수영역 하나와 선택영역 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쪽은 논술고사의 영역과 관련해 국어논술, 수학논술, 영어논술 등 단순한 교과목 위주의 시험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영어의 해석이나 내용 요약, 수학의 문제풀이 등 단순한 문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인문계열에서는 이를테면 ‘문학과 예술’ 같은 것이 하나의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양과정에 있는 ‘사회와 인문’, ‘역사와 철학’ 등과 같이 범교과적인 영역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역별 과목 이름은 아직 연구단계에 있다. 논술고사의 유형도 다양해진다. 현재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지문을 제시하고 2500자 안팎의 분량으로 서술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새 입시안에서는 이런 유형 이외에 100자 안팎의 단문형 논술도 도입된다. 문제 성격에 따라 답안의 길이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 입시안 공개 서두른 이유는?=교육부는 2008 학년도 입시부터 내신성적 비중을 크게 올리기로 하면서 각 대학에 입시안 발표를 앞당길 것을 요청하는 가운데 서울대가 입시안을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입시안을 완벽하게 발표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내신 강화로 고교교육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고, 교육부도 입시안 발표를 가급적 빨리 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큰틀에서 방향 제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가 가장 먼저 논술형 본고사를 들고 나옴으로써, 내신강화를 추진하던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서울대가 교육부와의 갈등에도, 논술형 고사의 비중 확대와 내신 유지를 먼저 치고나간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서울대 쪽은 내신만으로는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없고, 학생 선발에 대학별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불만을 보여 왔다. 이런 생각을 다른 대학들로 확산시켜 2008 학년도 입시안 확정 과정에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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