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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5·18 마라톤, 연둣빛 5월 수놓은 대동 뜀박질

등록 2005-05-01 20:24수정 2005-05-01 20:24

한겨레신문사와 5·18기념재단 등이 1일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연 ‘제5회 5·18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남 양산에서 온 박경진(38)·양태임(38)씨 부부와 아이들이 마라톤 출발에 앞서 묘지를 둘러 보고 있다. 광주/이종근 기자
한겨레신문사와 5·18기념재단 등이 1일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연 ‘제5회 5·18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남 양산에서 온 박경진(38)·양태임(38)씨 부부와 아이들이 마라톤 출발에 앞서 묘지를 둘러 보고 있다. 광주/이종근 기자


5·18 마라톤 이모저모

1일 광주에서 열린 5·18 마라톤은 화창한 날씨속에 5천여명이 참석해 5·18 영령들을 추모하고 5월 정신을 되새기는 흥겨운 ‘축제 한마당’으로 치러졌다.

◇…열린우리당 김태홍(62·광주북구을)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41·서울양천갑) 의원은 이날 나이·지역·정당의 차이를 넘어선 ‘대동’ 뜀박질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5·18의 근본은 억압으로 갈라진 것을 하나로 모으는 대동정신”이라며 “작은 차이들을 극복하고 오월을 통해 통일의 한길로 달려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5.18㎞ 코스에 참가한 김 의원은 “원 의원은 ‘막강한 한나라당’의 진로에 중심을 잡는 신예”라며 “정당과 나이는 다르지만 큰틀에서 지향은 하나임을 느낄 수 있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연둣빛 5우러 수놓은 대동 뜀박질 열기

풀코스에 참가한 원 의원은 “민주화의 신념을 오롯이 간직한 김 선배를 존경한다”며 “5·18 25돌인 만큼 전반 25㎞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나머지 구간은 우리가 만들 ‘미래의 희망’을 그리며 달리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풀코스를 4시간39분35초에 완주했다.

또 민주당 소속인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5.18㎞ 코스에 참석해 시민·학생과 함께 달리며 대동하는 5·18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국규모 대회로 발돋움

◇…박석무 5·18 기념재단 이사장, 정태기 한겨레신문사 사장 등은 이날 경기 출발에 앞서 “5·18 마라톤은 민주·인권 등 5월 정신을 이어받는 마당”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향해 함께 달리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도 몸을 푸는 체조를 하기 전 5·18 영령들을 추모하는 오색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5.18㎞, 10㎞, 하프, 풀코스 등 4개 종목으로 나뉘어 연록빛으로 물들어가는 5·18 묘지와 광주호 일대를 달리며 5월의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는 완주메달, 기록증, 5·18 홍보 책자 따위 기념품을 푸짐하게 받는 즐거움도 맛봤다.

이번 대회는 서울·경기·경남 등 다른 지역 참가자들이 절반을 넘어서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 마라톤으로 발돋움했다. 대구와 광주의 5·18 관련자 50여명은 동지들이 닦아놓은 빛나는 길을 남다른 감회로 달렸고, 아일랜드인 로제타 버크 등 외국인 20여명도 “오월항쟁을 빛내려는 시민의 열기가 놀랍다”며 뜀박질에 동참했다.

정신지체장애인 12명 완주

대회장에는 광주시북구 자원봉사센터와 전남대 풍물패연합 등 20여개 단체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나와 식수 공급, 공연 행사, 차량 통제, 의료 지원 등으로 참가자들을 도왔다.

사무국 쪽은 “대회 전날 봄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뒤여서 달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며 “덕분에 전반적으로 기록들이 좋아 5·18 마라톤이 동호인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 엠마우스 복지관에서 자활훈련을 하는 10~20대 정신지체 장애인 12명도 이날 교사들과 함께 5.18㎞ 종목을 완주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광주상무공원에서 2시간여 달리기 연습을 한 덕분에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결승점에 도착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아일랜드 세계지체장애 올림픽에 5인제 축구 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는 이병철(22)씨는 “달리기가 참 재미있어서 다음에 또 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풀코스 남자부문에선 채수길(40·경기도 수원시·2시간37분53초)씨가 우승했고, 여자부문에선 송미숙(37·전북 군산시·3시간26분15초)씨가 1위를 차지했다. 또 하프 남자는 김동욱(39·전남 광양시·1시간14분)씨가, 하프 여자는 오승희(38·광주시 서구 내방동·1시간29분)씨가 각각 우승했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기자 okahn@hani.co.kr

1일 광주에서 열린 5·18 마라톤은 화창한 날씨 속에 5천여명이 참석해 5·18 영령들을 추모하고 5월 정신을 되새기는 흥겨운 ‘축제 한마당’으로 치러졌다.

◇…열린우리당 김태홍(62·광주북구을)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41·서울양천갑) 의원은 이날 나이·지역·정당의 차이를 넘어선 ‘대동’ 뜀박질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5·18의 근본은 억압으로 갈라진 것을 하나로 모으는 대동정신”이라며 “작은 차이들을 극복하고 오월을 통해 통일의 한 길로 달려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희룡·김태홍의원 참가

5.18㎞ 코스에 참가한 김 의원은 “원 의원은 막강한 한나라당의 진로에 중심을 잡는 신예”라며 “정당과 나이는 다르지만 큰틀에서 지향은 하나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풀코스에 참가한 원 의원은 “민주화의 신념을 오롯이 간직한 김선배를 존경한다”며 “5·18 25돌인 만큼 전반 25㎞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나머지 구간은 우리가 만들 ‘미래의 희망’을 그리며 달리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소속인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5.18㎞ 코스에 참석해 시민·학생과 함께 달리며 대동하는 5·18의 모습을 보여줬다.

◇…박석무 5·18기념재단 이사장, 정태기 한겨레신문사 사장 등은 이날 경기 출발에 앞서 “5·18마라톤은 민주·인권 등 5월정신을 이어받는 마당”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향해 함께 달리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도 몸을 푸는 체조를 하기 전 5·18영령들을 추모하는 오색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5.18㎞, 10㎞, 하프, 풀코스 등 4개 종목으로 나뉘어 연녹빛으로 물들어가는 5·18묘지와 광주호 일대를 달리며 5월의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는 완주메달, 기록증, 5·18홍보 책자 따위 기념품을 푸짐하게 받는 즐거움도 맛봤다.

대회장에는 광주시북구 자원봉사센터와 전남대 풍물패연합 등 20여개 단체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나와 식수 공급, 공연 행사, 차량 통제, 의료 지원 등으로 참가자들을 도왔다.

정신지체장애인 12명 완주 기쁨

○…광주 엠마우스 복지관에서 자활훈련을 하는 10~20대 정신지체 장애인 12명도 이날 교사들과 함께 5.18㎞ 종목을 완주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광주상무공원에서 2시간여 동안 달리기 연습을 한 덕분에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결승점에 도착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아일랜드 세계지체장애 올림픽에 5인제 축구 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는 이병철(22)씨는 “달리기가 참 재미있어서 다음에 또 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기자


양산서 딱은 실력 광주서 만개

박경진씨 가족 원정 마라톤

“5월에 광주에서 달리니까 더 좋네요.”

경남 양산에서 사는 박경진(38)·양태임(38)씨 부부는 1일 새벽 4시 아이들을 깨웠다. 전날부터 줄곧 비가 내려 5·18마라톤대회를 포기할까 싶었지만 광주로 향했다. 동형(10·초등3)·효정(8·초등1)이와 함께 5·18묘지를 참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 7시10분 박씨 부부가 광주에 도착하는 순간 신기하게도 가랑비가 그쳤다. 박씨 가족은 묘역을 참배한 뒤, 몸을 풀었다. 박씨는 하프 코스를, 아내와 자녀들은 5.18㎞ 종목을 신청했다.

경북 안동에서 고교를 졸업한 박씨는 비알디(옛 동일벨트) 양산공장에서 보일러 기술자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박씨는 2002년 12월 몸이 조금 좋지 않게 느껴져 “한번 뛰어볼까?”하는 생각으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새벽과 오후 짬을 내 인근 학교 운동장과 양산천 둑길을 거의 날마다 10㎞가량 달렸다. 지난해 5월 국제신문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던 박씨는 중간쯤에서 무릎이 팍팍해져 곤욕을 치렀다.

박씨는 이후 6만5천원을 주고 산 중고 자전거로 회사에 출퇴근하면서 근력을 키웠다. 응원만 다니던 아내와 아이들도 운동장에 나가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박씨는 지난해 9월 울산대회에서 풀코스를 3시간30분대에 돌파해 주위를 놀래게 했다. 두 아이들도 학교에서 이어달리기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부쩍 자신감이 늘었다. 박씨는 “마라톤 덕분에 담배도 끊게 됐고,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시간이 많아져 ‘멋진 남편’소리를 듣는다”고 웃었다.

큰 아이 동형은 목표대로 5㎞를 27분에 주파한 뒤, 참가 선물로 받은 <기영이의 5·18 여행>을 읽으며 아빠를 기다렸다. 박씨는 가족들의 박수를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결승점에 도착했다. 박씨 부부는 “예전에 광주에 오면 경남 차 번호판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참 많이 좋아졌다”며 “5·18 만화책 세 권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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