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의 단속을 두고 경찰과 서울 장안동 성매매업소 업주들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주들의 ‘제2의 경찰상납 장부’ 공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주들은 지난 8일 경찰의 잇따른 단속에 맞서 경찰관 6명의 직책, 이름, 상납금액이 기록된 장부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장안동 업주들은 경찰의 단속이 계속되면 이른바 ‘진짜 장부’를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이다. 경남호텔 주변의 장안동 일대에는 15개의 방 이상을 갖춘 대형 성매매업소만 20여곳에 이른다. 이들 업소와 얽힌 경찰관들에 대한 상납금액은 1천만원 이상에 이르며, 경찰관 수도 지난 8일 공개된 업소의 경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아, 이른바 ‘진짜 장부’ 공개는 가히 ‘핵폭탄급’이라는 게 업주들의 말이다. ㅋ업소를 운영하는 윤아무개씨는 “지난번에 공개된 업소는 룸이 4개 정도 있는 작은 곳”이라며 “업소의 크기와 경찰의 상납금은 비례하기 때문에 진짜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부가 있다 하더라도 업주들이 쉽사리 이를 공개할 것 같지는 않다. 장부 공개는 그들의 말대로 “영업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당수 업주들은 장부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내비쳤다. 한 업주는 “작은 곳은 장사를 접으면 3억~4억원을 손해 보지만, 우리는 10억~15억원을 길에 버려야 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일부 업주들은 업소 문을 닫은 채 답십리 등지에서 새로운 업소를 운영하며 임대료 등을 보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형 업소의 일부 업주는 ‘영업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때는 모든 장부를 공개하겠다’는 태도를 내비쳐, 상황에 따라서는 이른바 ‘진짜 장부’가 공개될 가능성은 여전해 보인다. 업주 박아무개씨는 “가게 한 곳당 10억원씩 70곳이면 700억원”이라며 “그 돈을 포기하고 순순히 나갈 업주들은 없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