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논문 등 베껴” 보직교수 4명 사퇴
김홍기 교수 “내 강연내용 풀어 쓴것”
김홍기 교수 “내 강연내용 풀어 쓴것”
기독교 대한감리회가 운영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의 새 총장 내정자가 논문과 저서를 무더기로 표절한 의혹이 제기돼 학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 학교 조사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8일 새 총장으로 선출된 김홍기 교수는 제자의 석사 학위 논문과 대학 교수인 부인의 논문 등 모두 9건의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학생처장 등 보직교수 4명이 표절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사퇴했고 이달 초 학교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조사위 자료를 보면, 김 교수는 2002년 <신학과 세계>라는 학술지에 실린 ‘헨리 아펜젤러의 신학사상’이라는 논문에 자신이 지도한 김아무개씨의 2001학년도 석사 논문 ‘존 웨슬리와 아펜젤러의 신앙운동에 관한 비교 연구’ 내용 11쪽 안팎을 인용 없이 게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1995년 ‘존 웨슬리의 희년사상’이라는 논문에서도 부인이 쓴 논문 ‘존 웨슬리의 역사신학적 조명’을 무단 인용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제자인 김씨의 석사논문은 내가 같은 해 강연한 30쪽짜리 강연 원고를 120쪽짜리 논문으로 풀어서 쓴 것이며, 아내의 논문 역시 내 연구물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사위는 지난 12일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김 교수를 지지하는 교수들이 교수회의에 불참해 무산됐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7월에도 교원인사위원회에 승봉 심사용으로 제출한 저서가 다른 국내 저작들을 표절한 것으로 판명돼 승봉이 취소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승봉 심사 결과는 번복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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