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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민통선 통일농장’ 관리인 이재석 파주시민회 사무국장

등록 2005-05-02 18:54수정 2005-05-02 18:54

“내가 씨뿌리고 네가 열매따면 그게 통일이죠”

“민통선 내에서 ‘전혀 새로운 주말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재석(40) 파주시민회 사무국장은 5월1일 ‘민통선 통일농장’ 첫 번째 농장원들을 맞이했다. ‘민통선 통일농장’은 파주시민회와 ‘DMZ(비무장지대) 생태마을 해마루촌’이 후원하고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민통선 관광과 주말농장을 결합한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이 농장의 ‘관리인’이자, 또 민통선 내 ‘들꽃 안내인’으로 행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군 작전용 다리인 전진교를 건너 통일농장에 도착한 13가족 40여명은 가족별로 농장에서 옥수수를 심고, 직접 민통선 들꽃으로 기념품을 만들기도 했다. 또 오후에는 한강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구려산성인 ‘덕진산성’에 함께 올라가 임진강을 굽어봤다.

이 사무국장은 ‘민통선 통일농장’의 핵심을 ‘공동체 노동’이라고 지적한다. 한 사람이 씨도 뿌리고 수확도 하는 여느 주말농장과는 달리 씨를 뿌릴 때 찾은 사람은 씨를 뿌리고, 수확할 때 찾은 사람은 열매를 따게 된다. 이 사무국장은 “이는 민통선 내 출입이 까다로운 탓에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이것을 오히려 ‘내 것 네 것 없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힘으로 바꾸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 국장은 앞으로 월 2회로 예정된 통일농장 체험이 진행될수록 ‘농장원’들이 새 문화에 익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석 사무국장은 그 자신도 3년째 민통선 안에 있는 마을인 ‘해마루촌’에서 산다. 그가 민통선 내에서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도 시민사회활동과 통일농장 일까지 떠안은 것은 나름대로 통일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전에는 휴전선 넘어 북쪽은 생각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개성공단이 가동되면서 휴전선도 벽이 아닌 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보다 많은 시민들이 통일농장에 참여할수록 그 ‘벽’이 ‘길’이 되는 시간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02-706-6008.

파주 민통선 해마루촌/글·사진=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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