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종합기본계획 목표별 주요 추진과제
정부 ‘성장논리’ 치우쳐 ‘핵심 적응대책’ 미흡
날씨변화 예측 · 재난관리틀 강화 언급 그쳐
날씨변화 예측 · 재난관리틀 강화 언급 그쳐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발표자료를 보면 한반도의 기온은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상승 폭의 두 배인 섭씨 1.5도나 올라갔다. 제주도를 기준으로 한 해수면 높이도 지난 40년 동안 22㎝나 높아졌는데,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상승 폭의 세 배다.
정부가 이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일 국무총리 주재로 기후변화 대책위원회를 열어 ‘기후변화 대응 종합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새로운 경제성장의 기회로 만들려는 전략을 중심으로 짜이면서, 기후변화 위협에 맞서는 데 핵심인 ‘적응’ 대책은 일부 다루는 데 그쳤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후변화 ‘완화’ 대책보다 우선해야 할 ‘적응’ 대책은, 이번 대책의 세 가지 목표에서도 제외한 채, △교통체증 완화를 통한 삶의 질 제고 △개도국 지원 및 국제협력 활성화 등 목표별 추진과제 11가지([표 참조]) 가운데 △적응대책 추진으로 안전사회 구축 △기후변화 감시·예측 능력 고도화 등 두 가지만 넣었을 뿐이다.
투입될 재원의 불균형은 더욱 심각하다. 세부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31조원으로 잡은 향후 5년간의 기후변화 대응 재원 가운데 적응 대책에 쓰일 재원은 아무리 많아도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세 도입,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 대중교통망 확충 등은 성공하면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농도를 다소 줄이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새로운 질병과 병해충 확산, 농작물 생육 조건 변화, 해안 침수와 범람, 자연재해의 강도 강화 등 한반도에서 가속화하는 기후변화의 위협에 적응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나마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세는, 이달 초 발표하려던 안에는 ‘도입 추진’으로 표현돼 있었으나 이날 최종 발표에서는 ‘도입 검토’로 후퇴했다.
이렇게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미흡한 것은, ‘기후친화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것을 계획의 첫번째 목표로 제시한 것에서도 보듯 정부가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협’에는 눈을 감은 채 무리하게 ‘기회’ 측면만을 주목한 결과로 분석된다. 조중표 국무총리실장도 이날 “이번 계획은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해, 이번 계획이 경제성장 전략을 염두에 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팀장은 “기후변화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이는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비해 국민의 안전 확보를 우선하는 가운데 부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아니라 마치 경제개발 계획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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