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유전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일 전 노무현 대통령 후보 후원회장인 이기명(69)씨를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잠적한 허문석(71·한국크루드오일 사장)씨에게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등을 소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 외압 여부는 사실관계가 확정된 뒤에야 조사가 가능하다”면서도 “윤곽이 드러나면 판단할 문제이지만, (이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대월(43·구속)씨한테서 “이광재 의원의 소개로, 이씨 사무실에서 이씨와 허문석씨를 함께 만나 유전사업을 제의했다”는 진술을 들은 상태다.
이기명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 장관과 박 사장에게 허씨를 소개한 일은 있지만, 단순한 소개였을 뿐 사업에 개입한 사실은 없다”며, “허씨와 함께 내 사무실에서 나를 만났다는 전씨의 주장도 거짓말”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철도공사가 우리은행에서 유전사업 계약금 620만달러를 대출받는 과정에서 허씨가 이 은행의 임원을 만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이 나와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해당 임원은 “대출과 관련해 허씨를 만난 적이 없으며, 잘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전대월·권광진(52)씨와 지분인수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신광순(54) 이사장의 직인을 위조한 혐의를 사고 있는 박상조(40) 철도재단 사업본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전씨에게 유전사업을 제안한 권씨도 다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유전사업 계약과정 등 전씨와 왕영용(49·구속) 본부장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권씨를 불렀으며, 삼자 대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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