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민주주의 2.0’에 ‘민주당 호남 정당화’ 비판 글 올려
당 내부 “맞긴한데 글쎄” “지나치다” “동감” 제각각
당 내부 “맞긴한데 글쎄” “지나치다” “동감” 제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부쩍 잦아졌다. 자신이 연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통해서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사이트 개설 이후 23일까지 토론마당과 자유마당에 13개의 글을 올렸다. 주말을 빼곤 하루 4~5개나 된다. 새벽 3시21분에 글을 띄우기도 했다. 한 줄짜리도 있지만, 신자유주의와 금융위기, 국민연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치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밤 민주당의 ‘호남 정당화’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옛 민주계의 대표격이자 2002년 대선 때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유종필 국회도서관장과 화해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다.
노 전 대통령은 “호남의 단결로는 영원히 집권당이나 다수당이 될 수가 없고, 호남이 단결하면 영남의 단결을 해체할 수 없다”며 “안방정치, 땅 짚고 헤엄치기를 바라는 호남의 선량(국회의원)들, 호남표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수도권 정치인들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희망은 제발 민주당이 선거구제 개혁에 전력해 줬으면 하는 것”이라며 “지역주의로 국회의원이나 쉽게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달라지면, 그들과 저는 바로 동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 반응은 엇갈린다.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현실적으로는 글쎄…”라는 복잡한 반응도 많았다.
최재성 의원은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층 복원이라는 과제가 있다. 그렇다고 호남 편향으로 당을 이끌자는 게 아닌데, 마치 민주당이 호남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진단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제세 의원은 “민주당이 아무래도 호남 기반이다 보니 호남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말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2.0’ 활동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정치 활동 재개가 아닌 새로운 정치 ‘문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정치세력화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강창일 의원은 “참여정부에 실망해 떨어져 나간 지지층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은 자중자애하고 휴식할 필요가 있다. 정치 복귀, 창당설까지 나오는 마당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백원우 의원은 “전통적인 ‘뒷방 어른’의 모습에서 벗어나 국가 원로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쪽의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글은 토론이 주제를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의견 개진”이라며 “정치 재개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강희철 기자 jieuny@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이 대통령 고위공직자 중 종부세 혜택 1위
▶KBS·MBC·YTN ‘인사 불복종’ 거센 반발
▶[한겨레프리즘]‘판도라 계좌’ 열어보니
▶노 전 대통령 “호남 단결로 영원히 집권당 될 수 없다”
▶“중국 덕분에…” ‘한국 라면’ 수출 늘어
[한겨레 관련기사]
▶ 이 대통령 고위공직자 중 종부세 혜택 1위
▶KBS·MBC·YTN ‘인사 불복종’ 거센 반발
▶[한겨레프리즘]‘판도라 계좌’ 열어보니
▶노 전 대통령 “호남 단결로 영원히 집권당 될 수 없다”
▶“중국 덕분에…” ‘한국 라면’ 수출 늘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