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섬 인수과정 배임 혐의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과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최세훈)는 26일 동양그룹 현재현(59) 회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현 회장과 공모해 한일합섬 인수·합병을 주도한 동양메이저 대표 추아무개(49)씨와 한일합섬 전 부사장 이아무개(61)씨 등 2명을 각각 배임증재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현 회장은 추씨와 공모해 지난해 2월 법정관리상태에 있던 한일합섬의 주식과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합병한 뒤 한일합섬의 자산으로 이를 되갚는 방식으로 인수·합병해 한일합섬 주주들한테 1800여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현 회장은 또 한일합섬 전 부사장 이씨한테 미공개 정보 제공 등 한일합섬 인수과정에 편의를 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지난해 4월20일 3억원을 건네는 등 아홉차례에 걸쳐 모두 18억9400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2007년 12월31일 기준 한일합섬의 재무상태는 자산 4688억원, 부채 331억원, 자본 4357억원이었던 반면에 동양메이저는 자산 1조670억원, 부채 7349억원, 자본 3321억원으로 한일합섬이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나았다.
검찰은 “한일합섬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한 추씨가 윗선인 현 회장에게 일일이 보고하고 차입자금에 의한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추씨한테 적용한 배임과 배임증재 혐의를 현 회장한테도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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