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300곳 중 104곳 노로바이러스 오염
음용수로 쓰이는 전국의 지하수가 10곳 가운데 3곳 꼴로 식중독 원인 물질인 노로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올해 4월부터 수질오염 우려가 높은 전국 300곳의 지하수를 대상으로 노로바이러스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음용수로 쓰고 있는 64곳을 비롯해 전체의 34.7%인 104곳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장 안에만 증식하는 바이러스의 하나로, 2006년 6월 수도권 학생 2000여명에게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씨제이푸드시스템 급식사고를 계기로 주목을 끌어 왔다.
음용수로 쓰는 지하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곳은 경기 안산시 ㅇ고등학교 등 학교 16곳, 유스호스텔과 수련원 17곳, 군부대 등 집단 급식시설 13곳, 약수터와 비상 급수시설 등 18곳 등이다. 환경부는 이들 시설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조사 결과를 통보해 사용을 중단하고 대체 급수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조처에 들어갔으나, 구체적 검출 장소는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종선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이번 조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수질오염 우려가 높다고 선정한 곳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전국 지하수 수질 상황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에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역에서도 현재까지 식중독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종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의 수질 관리가 가장 기본적인 오염원인 인체의 분변 오염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노로바이러스를 가려낼 수 없는 현행 수질 공정시험법을 보완하고, 수질관리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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