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신 키워…미국계 상표 크래커서도 멜라민
정부가 멜라민 성분을 검사해 ‘적합’ 판정을 했던 중국산 과자를 나흘 만에 ‘부적합’으로 뒤집어,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인도네시아 등에 이어 국내에서도 미국계 글로벌 식품업체의 인기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0일 동서식품이 수입한 미국계 식품회사 나비스코푸드의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유통기한 2009년 3월23일)와 화통앤바방끄가 들여온 ‘고소한 쌀과자’(유통기한 2009년 6월24일)에서 멜라민이 각각 23.3ppm, 1.77ppm씩 나왔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지난 26일엔 고소한 쌀과자의 해당 유통기한 제품을 ‘적합’ 상품으로 목록에 올려놓았는데, 이날은 ‘부적합 ’으로 판정을 뒤바꿨다. 식약청은 “당시 대전식약청 검사 땐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으나, 이번 부산식약청 검사에선 멜라민이 검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같은 유통기한 제품이라도 표본별로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도, 철저한 교차 검증 없이 섣불리 ‘적합’으로 공표한 것은 ‘소비자 안전을 경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나온다. 문제의 고소한 쌀과자는 88톤이 수입돼 61톤은 시중에 풀려나간 상태다.
나비스코푸드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아 국내에서 연간 80만개가 팔린다. 동서식품은 “멜라민 검출 제품은 20만개(22톤)가 수입됐고, 18만2천개는 이미 소비돼 나머지를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안 당국은 멜라민 우유의 제조·판매 등에 관여한 27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차이나데일리 등 국영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정세라 황춘화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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