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2일 서울대 등의 ‘논술형 본고사’ 부활 움직임과 관련해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은 내신과 수능의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대부분의 주요 사립대들은 아직 전형 방법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좀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김동숙 입학처장은 3일 “고교 현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행 입학전형에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정도의 큰 그림만 있는 상태”라며 “확정되지도 않은 반영비율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학생들의 혼란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전형 방법이 발표될 때까지 학교 교과과정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충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세대 박진배 입학처장은 “아직 내신이나 논술의 반영비율이 얼마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아직은 다양한 전형 방법을 놓고 검토 중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은 “대입에서는 내신과 수능 뿐만 아니라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잣대가 있는 만큼 어떤 한 영역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전형 방법이 대학마다 다를 것이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각 대학들이 논술 반영비율을 늘리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라며 “하지만 한 영역의 반영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논술 반영비율의 상한선을 정하려는 것은 ‘3불(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이 아니라 ‘4불’ 정책을 쓰겠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2008학년도 새 입시안 어디에도 ‘내신을 강화하라’는 지침은 없다”며 “본고사를 치르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내신, 수능, 논술의 반영 비율은 완전히 대학 자율”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논술의 반영 비율을 교육부가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금지 정책”이라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입학 전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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