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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가공인 ‘컴그래픽기능사’ 시험 ‘휴대폰 부정’

등록 2005-05-03 19:07수정 2005-05-03 19:07

학원에서 시험전날 “전화해 물어보세요”
감독관들 보고도 방치…경찰 22명 입건

“화장실에 간다고 나와서 강사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물어보세요.”

국가공인 기능검정시험인 컴퓨터그래픽스 운용 기능사 시험이 치러지기 전날인 3월12일, 경기 부천 ㄷ학원 원장 ㅇ(28)씨가 칠판에 강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으면서 학원생들에게 한 말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이 시험에서 자격증을 따면, 영화·방송·애니메이션·광고 분야의 취업에 유리하고, 대학 진학 때 특별전형 자격이 주어진다. 3월에만 4237명이 응시했다.

시험 날, 이 학원 원생들은 강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글씨가 흔들리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해요?” “○○ 키를 누르고 해봐.” 직접 통화를 위해 화장실에 가도 시험 감독관은 따라가지 않았다. 시험장에서 휴대전화를 회수하지도 않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도 그대로 뒀다.

심지어 2명인 감독관은 교대로 시험장 밖으로 나가 점심을 먹기도 했다. 시험시간은 오전 9시~오후 1시였다. 경찰은 “근처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점심을 먹은 감독관도 있다”고 전했다. 감독관이 시험장에 늦게 도착해 40분 남짓 시험이 늦춰진 시험실도 있었다.

3월18일 시험이 끝난 뒤 한 학원생이 “선생님, 왜 문자메시지를 늦게 줬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다른 학원 원생이 듣고 자신이 다니던 학원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이 학원 원장은 공단과 경기도교육청 등의 홈페이지에 부정행위 등을 알렸다. 경찰은 “공단은 글을 올린 학원장에게 부탁해 ‘잘 모르고 글을 올렸다’는 내용의 해명을 싣도록 했다”고 전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ㄷ학원 원장과 강사 ㄱ(23)씨 등 5명, 학원생 16명 등 모두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이 학원에서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 16명 가운데 4명만 합격해 오히려 전체 합격률(34%)보다 낮았다. 경찰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시험 관리가 몹시 허술해, 공단이 주관하는 600여개의 기술사·기사 시험에서도 부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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