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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재일동포 어려워지자 평화운동 휘청

등록 2008-10-10 18:42수정 2008-10-10 22:12

김희정(44·사진)
김희정(44·사진)
‘원코리아 페스티벌’ 김희정 실행위원
동포화합 행사 24년째 올해 ‘최대 위기’
“재정지원 바닥, 고국서 관심 가져주길”
종교·국적 넘는 ‘원코리아 여성회’ 추진

“이대로 가면 내년 행사를 과연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 고국에 계신 여러분들의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

1985년 분열된 동포사회를 하나로 아우르고 조국의 통일과 이를 토대로 한 동아시아의 진정한 평화를 기원하는 범재일동포 화합 행사인 ‘원코리아 페스티벌’ 를 20년 가까이 이끌어 온 김희정(44·사진) 실행위원이 26일 오사카성 공원 안에 있는 태양의 광장에서 열릴 올 행사를 앞두고 한국 쪽의 참여를 호소하고자 서울을 찾았다.

“불경기에다 지난해부터 파친코 등 재일동포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체들에 대한 일본 당국의 규제가 강화됐다. 도산이 느는 등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원코리아 페스티벌에 대한 지원도 줄고 있다. 24회째인 올해 행사에도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 텐데,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료입장인 원코리아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별다른 공식 지원단체나 통로 없이 실행위원장인 정갑수씨를 중심으로 엮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십시일반의 모금 위주로 비용을 충당해왔다. 그런데 매년 수만명(절반 가량은 일본인)이 모일 정도로 행사가 커지면서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올해부터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전세계 동포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축제행사를 따로 꾸려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으나 일본내 사정이 어려워져 또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NGO(비정부기구)와 시민들이 연대해서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평화·공생을 위해 24년 동안 꾸준히 펼쳐왔던 원코리아페스티벌 운동은 이제 한민족의 통일을 넘어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의 공존을 위해서도 계속 이어가야 할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재정적 기반이 너무 열악해 오로지 좋은 뜻만으로 추진해 나가기에는 너무 벅차다.”

6일 밤 서울에 온 김씨는 북한어린이돕기 100만인 서명행사에 참가한 뒤 한우리공동선실천연대와 동북아평화연대 등을 찾아 원코리아 페스티벌에 대한 한국쪽의 참여와 지원방안을 상의했다. 그래서 공식 후원회를 만들어 26일 행사 뒤 첫 후원회를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


그의 또 한가지 방한 목적은 “종교와 사상, 국적을 뛰어넘어 여성의 사랑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 따뜻한 마음을 잇는 ‘원코리아 여성회’를 만드는 일”이다. 일본 쪽 반응은 “아주 좋다”고 했다.

사실 김씨와 정 위원장은 부부다. 1995년 재일동포 2세인 정씨와 결혼한 김씨는 아내이자 최대 지원자로 함께 해왔다. “서울에서 일어일문과를 나와 91년에 오사카로 유학을 갔는데 자원봉사 통역자로 행사를 도와주다 남편을 만나 4년 뒤 결혼했어요.”

재일 17년간의 ‘뉴커머’ 생활은 꿈도 이뤘지만 좌절도 많은 힘든 세월이었다. 남편은 원코리아 페스티벌 일에 전념하면서 “NGO 대표로 일하던 딱 2년”을 빼고는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고 생계는 사실상 김씨가 도맡았다. “한국어 강사, 통역, 가이드 일로 생활비를 벌면서 아이 둘(중1·초등3)을 키웠다. 원코리아 일은 사무실도 따로 없어 내가 일하는 한글교실 한 쪽을 쓰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4월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국제인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문을 연 ‘코리아 국제학교’ 일까지 더해 졌다. 지금 중·고생 30명 정도가 다니고 있는 국제학교는 일부 일본인들의 오해와 방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적지 않은 빚도 졌다.

고령화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지역활성화에 관심을 가진 일본인들과도 연대하는 올해 페스티벌에는 가수 전영록씨 등이 참여한다. 한류붐 이후 탤런트 김혜선, 배우 권해효씨 등 많은 한국 연예인들이 개런티 없이 이 행사에 동참해왔다. 9일 저녁 다시 서둘러 일본에 돌아가면서 김씨는 “너무 어려운 사정만 얘기한 듯해 부끄럽다. 하지만 다들 열심히들 뛰고 있으니 잘 되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heejung5567@hanmail.net)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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