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들 수뇌부 무기력 대처에 실망…집단행동 빌미줘
검찰의 요구를 대폭 받아들인 사개추위의 수정안이 알려진 3일 저녁에도 부산지검과 대구지검 검사들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평검사 회의를 열고 있었다. 김종빈 총장 등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요구사항이 대폭 수용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듯 이날 오후부터 평검사 회의를 적극 만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이미 예정된 평검사 회의까지 수습하지는 못했다. 이번주 예고됐던 전국 평검사 회의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고 검찰과 사개추위 사이의 갈등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어찌됐건 이번 평검사 회의 소집으로 드러나게 된 일선 검사들의 불만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종빈 검찰총장의 지휘력에 상당한 손상을 입힌 셈이다. 일선 검사들이 전날까지 검찰총장을 비롯한 지도부에 대해 가진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형사소송구조 전체를 뒤흔들 중요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대검이 사안의 진행 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의견 수렴이 안됐다”고 평검사들은 입을 모았다. 대검의 느슨한 대응으로 일선 검사들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허탈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처를 해야 하는데, 수뇌부가 무기력한 느낌을 줬다”는 점도 이번 집단행동의 배경이 됐다. 외부에는 검찰이 밥그릇을 지키려고 개혁에 반발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데, 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를 이끈 김현채 검사는 “국민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는 게 우리의 주장이었다”며 “검사들은 국민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우리의 행동을 무모한 반발로 여기지는 말아줬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간부급 검사 가운데는 이번 평검사 회의를 두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게 뻔한데, 괜한 행동으로 상황만 나쁘게 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에서는 ‘검찰이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이 올라오는 등 검찰에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마련된 수정안처럼 사개추위와 협의를 통해 검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괜히 단체행동에 나서 기득권의 저항으로만 비쳤다는 지적이다. 석진환 기자
검찰의 요구를 대폭 받아들인 사개추위의 수정안이 알려진 3일 저녁에도 부산지검과 대구지검 검사들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평검사 회의를 열고 있었다. 김종빈 총장 등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요구사항이 대폭 수용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듯 이날 오후부터 평검사 회의를 적극 만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이미 예정된 평검사 회의까지 수습하지는 못했다. 이번주 예고됐던 전국 평검사 회의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고 검찰과 사개추위 사이의 갈등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어찌됐건 이번 평검사 회의 소집으로 드러나게 된 일선 검사들의 불만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종빈 검찰총장의 지휘력에 상당한 손상을 입힌 셈이다. 일선 검사들이 전날까지 검찰총장을 비롯한 지도부에 대해 가진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형사소송구조 전체를 뒤흔들 중요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대검이 사안의 진행 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의견 수렴이 안됐다”고 평검사들은 입을 모았다. 대검의 느슨한 대응으로 일선 검사들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허탈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처를 해야 하는데, 수뇌부가 무기력한 느낌을 줬다”는 점도 이번 집단행동의 배경이 됐다. 외부에는 검찰이 밥그릇을 지키려고 개혁에 반발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데, 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를 이끈 김현채 검사는 “국민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는 게 우리의 주장이었다”며 “검사들은 국민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우리의 행동을 무모한 반발로 여기지는 말아줬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간부급 검사 가운데는 이번 평검사 회의를 두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게 뻔한데, 괜한 행동으로 상황만 나쁘게 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에서는 ‘검찰이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이 올라오는 등 검찰에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마련된 수정안처럼 사개추위와 협의를 통해 검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괜히 단체행동에 나서 기득권의 저항으로만 비쳤다는 지적이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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