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해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김종빈 검찰총장이 그동안 묵혀 뒀던 경찰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드러내고 허준영 경찰청장도 강경 반응을 보이면서 검ㆍ경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김 총장은 4일 출근길에 수사권 조정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은 (양자 간 약속에 따라) 조정위원회 활동이 끝날 때까지 회의장 밖에서는 일절 말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과 달리 그동안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이날 발언은 수사권 조정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에 허준영 경찰청장이경찰을 수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줄기차게 요구한 데 대한 일종의응수로 비친다.
또 김 총장은 "(수사권 조정문제는) 앞으로 많은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라고언급, 향후 협상 전망이 밝지만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한 허준영 경찰청장의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허 청장은 이날 `결식이웃돕기 수요 주먹밥 콘서트'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김 총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경찰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공세를) 먼저시작한 것은 검찰"이라며 "경찰은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허 청장의 이런 반응은 지금까지 검찰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던 경찰 입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최근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서로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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