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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타닥 타닥’ 나무 땔감이 돌아온다

등록 2008-10-19 22:42수정 2008-10-20 15:17

정부 내년부터 화목보일러·가공연료 보급키로
숲가꾸기 부산물·바이오순환림서 땔감 마련
경기 양평군 지평면 백운정사 가는 길 어귀에 있는 이선일(63)씨 집을 들어서면, 먼저 처마에 쌓여 있는 장작더미가 눈길을 끈다. 거실에 설치한 나무보일러의 연료다. 그는 몇 년째 망설이던 이 보일러를 올해 1월 들여놨다.

“군청의 숲가꾸기 작업에 참여하면서 간벌목을 그냥 버리는 걸 늘 아까와하던 차에,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결심했지요. 하루에 사과 궤짝 하나에 들어갈 만큼의 나무만 있으면 온수까지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왜 좀더 일찍 설치하지 않았나 싶어요.”

편리함을 좇은 기름보일러에 밀려 농촌에서도 거의 사라졌던 나무 땔감이 에너지 값 상승에 밀려 되돌아오고 있다. 100여 가구 남짓한 이씨 마을에서는 최근 두 집이 더 기름 대신 나무를 난방의 주연료로 되돌렸다. 나무 땔감의 복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나무의 에너지화’를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적극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19일 “내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에 화목보일러 6만5000대를 보급하고, 나무 연료 가공시설 16곳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땔감으로 쓸 나무로는 숲가꾸기 과정에서 나오는 간벌목 등이 1차 후보다. 연간 266만㎥ 가량 발생하는 숲가꾸기 부산물 가운데 수집돼 목재 칩, 숯 등으로 활용되는 것은 14%에 불과하고, 대부분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생장이 빨라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나무를 심어 연료로 활용하는 ‘바이오 순환림’을 2020년까지 4만㏊ 가량 조성해 안정적인 에너지원 공급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최병철 환경부 폐기물에너지팀장은 “2010년부터 2년 동안 4대 강 수변구역에 순환림을 시범 조성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귀환하는 나무 땔감들은 구들장 아래 투박한 아궁이에 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자동 온도 조절장치가 달린 세련된 디자인의 보일러에 쓰인다. 나무 땔감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펠렛’도 12월 경기 여주 목재유통센터에서 첫 국내 상업 생산이 시작된다. 펠렛은 나무를 담배필터 크기로 압축해 사용자들이 기름이나 다름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나무의 에너지화 정책에 시민·환경단체들도 기대감을 나타낸다.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처장은 “농촌에 싼값의 에너지를 공급할 시설을 설치하는 건 도·농 사이의 에너지 불형평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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