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불량제품을 방지하려고 도금 강판 생산 라인 주변에 모기장을 설치했다. 포항/연합
고기들 한꺼번에 산란
종보존 흔들릴 가능성 때이른 더위로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민물고기의 알 낳는 시기가 당겨지고 식물도 웃자라고 있다. 이 때문에 꽃 재배 농가에서는 출하시기 조절을 위해 에어컨을 트는 진풍경마저 벌어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수면생태연구소는 지난달 27~29일 대청댐으로 흘러드는 금강 상류와 중류인 미호천, 초강천, 안성천, 남대천, 보청천과 금강 본류에서 생태 조사를 했다. 연구소 쪽은 4일 “초강천에 사는 물고기 26종 가운데 21종, 보청천의 27종 가운데 22종이 산란하거나 산란을 앞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른 봄(4월 말)에 알을 낳는 쉬리, 누치, 돌고기 외에 5월~6월 말이 산란기인 돌마자, 참마자, 풍사리, 얼룩동사리, 쏘가리 등도 산란기에 접어든 것이 확인됐다. 또 한여름에 알을 낳는 끄리, 피라미, 갈겨니, 납자루 등도 수컷이 혼인색을 띠고 있고 암컷은 배가 부풀어올랐다. 예년보다 50일 정도 산란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토종 민물고기들의 산란기가 이처럼 일러진 것은 ‘조사일 기준으로 수온이 상류계곡 17~18도, 중류 22~23도로 한여름 수온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장미 카네이션 만개 값 폭락…농가 비상
영동 모기떼 ‘공습’ 포철 모기장 방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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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고흥 등지의 농민들은 일교차가 커지면서 모판에 잘록병이 번지지 않을까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잘록병은 어린 모의 땅에 가까운 줄기가 약해지면서 잘록이 생겨 선 채로 말라죽는 병이다. 낮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 벌어질 때 발생한다. 백춘선(55·해남군 옥천면 신죽리)씨는 “모내기가 한참 남았는데 날씨가 뜨거워져 모판에 병해가 걱정된다”며 “올해는 모판에 농약을 두세 차례 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추 농가는 연일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로 성장이 빨라져 희색이 만연하다. 이아무개(45·울산)씨는 “보통 1년에 평균 6회 정도를 베내 파는데, 날씨가 부추가 자라는 데 적당해 빠른 생육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더 자주 부추를 내다팔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기 등 여름철 벌레들과의 싸움도 벌써부터 시작됐다.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푄현상으로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더 올라가는 날이 많은 영동지방은 벌써부터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정아무개(43·강릉시 경포동)씨는 “농촌지역은 물 웅덩이가 많아 도심지역보다 모기떼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올여름은 10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예보도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4일부터 위탁업체를 선정한 뒤 강릉시내를 10개 권역으로 나눠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모기, 나방 등 여름철 곤충 퇴치에 비상이 걸렸다. 제철소는 음식물 캔을 만드는 소재인 도금 강판의 제품 표면에 곤충 등 이물질이 들어가 결함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려고 도금 강판 생산라인 3곳에 각각 길이 60m, 폭 2m, 높이 2.5m짜리 모기장을 설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예년보다 곤충들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1∼2개월 일러진 듯하다”고 말했다. 대전 청주 울산 광주 강릉/송인걸 오윤주 김광수 안관옥 김종화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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