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보수성인단체 "우리도한다"...집회성격 아리송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인 고교 1년생들의 내신 위주 대입안 반대 촛불시위에 보수단체가 끼어들면서 집회 성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유청년연대라는 보수단체는 고1 학생들이 모이기로 한 광화문 근처에서 같은 시간에 ‘내신제도 폐지, 미발추 특별법 반대’ 등을 내걸고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단체의 최용호 대표는 “애초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특별법(국립사범대학 졸업자 중 교원 미임용자 등에 관한 특별법) 철폐 요구를 내걸고 촛불집회를 계획했고, 마침 교육문제로 학생들이 모인다고 하니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싶어 촛불집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비슷한 시간에 광화문에서 ‘자살 고등학생들을 위한 추모제’를 열기로 했던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쪽은 5일 “추모제가 내신 위주 대입제도 반대 집회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집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는 “추모제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보수단체의 집회 쪽으로 몰릴 우려가 있어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들은 학벌주의, 입시 위주의 교육 등을 비판하려 했을 뿐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를 비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신 등급제가 존재하는 이상 고등학교 친구는 없습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에 마치 이 행사를 ‘희망’이 주관하는 것처럼 명기한 포스터가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유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단체는 한때 고1 촛불집회의 ‘배후’로 지목받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또 다른 집회의 진원지로 지목했던 ‘아이두’(두발제한 폐지 서명운동 사이트)와 다음카페 ‘내신등급제 반대추진’도 모두 촛불집회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두’ 사이트 등에도 자유청년연대 이름으로 7일의 집회 참여를 권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교육부나 경찰은 고교 1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이동전화 문자메시지가 돌아다닌다는 사실 외에 촛불집회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모일지 추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임의 실체가 없어 답답하다”며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내신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여기는 외국어고 학부모들이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린 ‘교육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서한문을 통해 새 대입안 갈등과 교사평가 공청회 무산 등 최근 교육 현안에 대해 “정말 안타깝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새 대입제도에 따른 대학별 전형요강이 마련되지 않아, 무조건 1등급을 받거나 모든 과목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오해가 있었다”며 “한발 앞서 세심히 배려하고 챙겨주지 못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을 향해 “내신 성적의 비중이 다소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해서 극복해야 한다”며 “한두 점의 점수에 급급하지 말고, 자기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독서토론 등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활동에 힘쓰도록 하는 게 오히려 현명하다”고 호소했다. 강성만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인 고교 1년생들의 내신 위주 대입안 반대 촛불시위에 보수단체가 끼어들면서 집회 성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유청년연대라는 보수단체는 고1 학생들이 모이기로 한 광화문 근처에서 같은 시간에 ‘내신제도 폐지, 미발추 특별법 반대’ 등을 내걸고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단체의 최용호 대표는 “애초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특별법(국립사범대학 졸업자 중 교원 미임용자 등에 관한 특별법) 철폐 요구를 내걸고 촛불집회를 계획했고, 마침 교육문제로 학생들이 모인다고 하니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싶어 촛불집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비슷한 시간에 광화문에서 ‘자살 고등학생들을 위한 추모제’를 열기로 했던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쪽은 5일 “추모제가 내신 위주 대입제도 반대 집회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집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는 “추모제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보수단체의 집회 쪽으로 몰릴 우려가 있어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들은 학벌주의, 입시 위주의 교육 등을 비판하려 했을 뿐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를 비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신 등급제가 존재하는 이상 고등학교 친구는 없습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에 마치 이 행사를 ‘희망’이 주관하는 것처럼 명기한 포스터가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유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단체는 한때 고1 촛불집회의 ‘배후’로 지목받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또 다른 집회의 진원지로 지목했던 ‘아이두’(두발제한 폐지 서명운동 사이트)와 다음카페 ‘내신등급제 반대추진’도 모두 촛불집회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두’ 사이트 등에도 자유청년연대 이름으로 7일의 집회 참여를 권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교육부나 경찰은 고교 1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이동전화 문자메시지가 돌아다닌다는 사실 외에 촛불집회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모일지 추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임의 실체가 없어 답답하다”며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내신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여기는 외국어고 학부모들이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린 ‘교육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서한문을 통해 새 대입안 갈등과 교사평가 공청회 무산 등 최근 교육 현안에 대해 “정말 안타깝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새 대입제도에 따른 대학별 전형요강이 마련되지 않아, 무조건 1등급을 받거나 모든 과목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오해가 있었다”며 “한발 앞서 세심히 배려하고 챙겨주지 못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을 향해 “내신 성적의 비중이 다소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해서 극복해야 한다”며 “한두 점의 점수에 급급하지 말고, 자기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독서토론 등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활동에 힘쓰도록 하는 게 오히려 현명하다”고 호소했다. 강성만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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