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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슬픈 20대’

등록 2008-11-12 21:58

주식투자실패·취업난·우울증에
직장인·대학생·주부 ‘동반자살’
주식투자 실패와 취업난, 생활고를 비관한 20대 남녀 3명이 함께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지난 11일 오전 9시40분께 경기 시흥시 조남동 한 농장 앞에 세워진 승합차 안에서 ㅇ대학 4학년 휴학생 오아무개(28)씨와 대기업 하청업체 직원 김아무개(26), 주부 한아무개(26·여)씨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을 처음 발견한 김아무개(54)씨는 “일하는 공장 인근의 농장 어귀에 차가 주차돼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뒷좌석 3칸에 젊은 남녀 3명이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 안에서 타다 만 연탄 2장과 화덕 2개, 수면제 3통, 빈 소주병 3개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숨진 대학생 오씨의 가방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취업이 어렵다”, 회사원 김씨의 가방에서는 “주식에 투자했다 2600만원을 빚졌다”는 내용의 글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함께 숨진 한씨는 경기 군포시 한 고시원에 “세상을 뜬 작은아들 옆에 묻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남편과 이혼한 한씨는 얼마 전 작은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졌으며, 이로 인해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발견된 차량은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으며, 3명의 주검에서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 현상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서울 강서구와 경북 경주시, 경기 군포시에 살고 있으며, 그동안 친분이 없다가 최근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을 근거로 자살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만나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시흥/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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