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보호센터
보호시설에 수용 중이던 10대 소녀 9명이 집단으로 시설을 이탈했다.
어린이날이던 5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있는 서울시 여성보호센터에서 전아무개(15)양 등 10대 소녀 9명이 높이 2m의 뒷담을 넘어 보호센터를 이탈했다. 이들은 시설 근무자가 적은 휴일을 틈타 뒷담 쪽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피해 철조망이 처진 담장을 넘어 도망쳤다.
이들은 청소년 성매매(일명 원조교제) 등으로 많게는 2년까지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수용 중이었으며, 보호센터에서 검정고시 준비와 함께 미용·제빵 등의 직업교육을 받아 왔다. 이탈한 소녀 가운데 2명은 이날 미용사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보호센터로 돌아온 뒤 1시간만에 시설을 이탈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지난해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성매매 피해자의 경우 미성년자라도 본인 의사에 반해 시설에 수용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이 시설에 수용 중이던 10대 3명이 담 밑을 파고 시설을 이탈했으며, 올해 4월에도 놀이동산으로 나들이를 나간 10대 4명이 달아난 바 있다. 보호센터에서는 전화나 인터넷 등의 사용이 제한되고 외출도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보호센터 관계자는 “시설을 벗어나면 성매매 등에 쉽게 유혹되기 때문에 목적이 뚜렷한 경우에만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여성정책과 관계자는 “경찰 쪽에서 청소년 성매매 수사를 위해 보호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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