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2년 중국국제항공공사 항공기의 김해공항 추락사고 원인은 조종 미숙으로 최종 확인됐다. 따라서 보상액을 둘러싸고 3년여 동안 계속돼온 유가족과 항공사 간의 줄다리기는 일단 유가족 쪽에 유리하게 됐다.
건설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위원장 이동호 서울대 교수)는 6일 “한국, 중국, 미국 등 3국이 합동 현장조사와 블랙박스 해독, 모의실험 비행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이번 사고는 조종 미숙과 경험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사고항공기의 운항승무원은 김해공항 활주로 180도 오른쪽 방향으로 선회 접근을 하다 기장이 의도했던 착륙 선회(3선회)를 하지 못해 선회 접근 구역을 벗어나 활주로를 시야에서 놓쳤다. 활주로를 놓쳤을 때 항공기는 재이륙을 해야 하지만 사고기는 이를 시행하지 않아 비구름 속을 지나다 공항 인근의 돗대산과 충돌했다는 것이다. 추락 5초 전 제1부조종사가 기장에게 복행을 권고해 마지막으로 사고를 피할 기회가 있었으나 기장은 이를 실행하지 않아 참사로 이어졌다.
허종식 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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