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서(40·사진)
전주에 민생경제연구소 꾸린 양규서씨
신용불량자 등에 무료 법률 상담
“노력하는 이들은 신용 회복해야”
회원·면책자 소액 후원으로 운영 “신용불량자 같은 없는 사람한테 5천원은 단순하지가 않아요. 자신의 전부인 셈이죠.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힘든 처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초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문을 연 민생경제연구소 양규서(40·사진) 소장은 민생경제 지킴이 구실을 강조했다. 민생경제연구소의 중요한 일 하나는 파산업무를 도와주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운전면허를 딸 때 운전학원에서 배우느냐, 아니면 주변의 도움을 조금씩 받아 혼자 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도산을 앞둔 사람들은 대부분 파산신청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 변호사 등에게 많은 비용을 주고 법률자문을 받는 게 보통이다. 양 소장은 이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무료로 지원한다. 진보신당 당원인 그는 파산선고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면책불허 조건’을 들어 이렇게 설명한다. 가령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이전했다든지, 도박을 한 사람, 낭비를 많이 한 사람, 자신의 빚을 과장되게 부풀린 사람, 특정인의 것만 편파적으로 갚는 변제 등은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사람에 한해서, 남은 인생에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게 ‘파산제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신용을 회복해야, 경제가 살고 사회가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동안 130여명을 상담했고 그 가운데 20명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는 결과를 얻었다. 연령대는 40대가 40.3%로 가장 많았다. 직업군은 일용직이 36.3%로 가장 많았고, 주부가 23.4%로 다음을 차지했다.
그는 파산자의 집을 직접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상담자의 실체적인 삶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고, 상담자가 마음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상담자 집을 방문하면, 대부분 물만 내놓아요. 전에는 음료수와 과일 등을 내주었는데, 물밖에 내놓을 것이 없다고 미안해 해요.” 무료로 상담하다 보니 연구소 운영은 어렵기만 하다. 회원이 월 1만원, 면책을 받은 분이 5천원을 주는 등 후원회 기금을 모아주지만, 아직 월 10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렇지만 그는 “어려울 때 오히려 버티고 자생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다고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하면 ‘엔지오’(NGO)에서 ‘지오’로 가는 것이므로, 자신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노력하는 이들은 신용 회복해야”
회원·면책자 소액 후원으로 운영 “신용불량자 같은 없는 사람한테 5천원은 단순하지가 않아요. 자신의 전부인 셈이죠.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힘든 처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초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문을 연 민생경제연구소 양규서(40·사진) 소장은 민생경제 지킴이 구실을 강조했다. 민생경제연구소의 중요한 일 하나는 파산업무를 도와주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운전면허를 딸 때 운전학원에서 배우느냐, 아니면 주변의 도움을 조금씩 받아 혼자 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도산을 앞둔 사람들은 대부분 파산신청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 변호사 등에게 많은 비용을 주고 법률자문을 받는 게 보통이다. 양 소장은 이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무료로 지원한다. 진보신당 당원인 그는 파산선고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면책불허 조건’을 들어 이렇게 설명한다. 가령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이전했다든지, 도박을 한 사람, 낭비를 많이 한 사람, 자신의 빚을 과장되게 부풀린 사람, 특정인의 것만 편파적으로 갚는 변제 등은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사람에 한해서, 남은 인생에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게 ‘파산제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신용을 회복해야, 경제가 살고 사회가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동안 130여명을 상담했고 그 가운데 20명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는 결과를 얻었다. 연령대는 40대가 40.3%로 가장 많았다. 직업군은 일용직이 36.3%로 가장 많았고, 주부가 23.4%로 다음을 차지했다.
그는 파산자의 집을 직접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상담자의 실체적인 삶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고, 상담자가 마음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상담자 집을 방문하면, 대부분 물만 내놓아요. 전에는 음료수와 과일 등을 내주었는데, 물밖에 내놓을 것이 없다고 미안해 해요.” 무료로 상담하다 보니 연구소 운영은 어렵기만 하다. 회원이 월 1만원, 면책을 받은 분이 5천원을 주는 등 후원회 기금을 모아주지만, 아직 월 10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렇지만 그는 “어려울 때 오히려 버티고 자생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다고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하면 ‘엔지오’(NGO)에서 ‘지오’로 가는 것이므로, 자신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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