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했지만 항명 혐의로 기소된 여군 장교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7일 명령을 어기고 상관을 모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육군 사단의 전 군악대장 박아무개(27) 대위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업무 명령을 어기고 부하 병사들에게 부당한 얼차려를 지시했다는 공소사실은 박 대위를 고발한 송아무개(37) 소령과 송 소령의 지휘를 받은 김아무개 중위 등의 증언을 제외하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박 대위는 지난해 9월 직속상관인 송 소령이 업무를 보라고 지시한 장소에서 일을 하지 않아 명령을 거부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기소 전 박 대위는 송 소령이 성적 스토킹을 해왔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내, 보복성 고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위는 송 소령이 “남자친구와 자봤냐”는 질문을 일삼고, ‘2007년엔 남자친구를 사귀지 말 것’, ‘모든 지출 내역을 보고할 것’, ‘외출시 목적지와 누구를 만나는지 보고할 것’ 등이 적힌 각서에 서명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송 소령은 이같은 각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인정돼 경고 조처를 받았다.
박 대위도 1심인 보통군사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7월 “박 대위가 정당한 명령을 거부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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