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외사과는 자신이 다니던 전 직장의 직원들에게 제품 설계도를 몰래 빼내오도록 한 혐의(실용신안법 위반)로 ㅅ사 관리부장 장아무개(36)씨를 구속하고, 이 회사 대표 표아무개(40)씨와 직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이 인사과장으로 일하던 ㅇ사가 엘시디 모니터 운반장비를 개발한 사실을 알고 회사를 그만둔 뒤, 표아무개씨와 함께 ㅅ사를 차리고 전 회사 직원들에 직급상승과 연봉인상을 미끼로 설계도, 견적서 등 핵심기술을 빼내오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이렇게 빼돌린 기술로 똑같은 제품을 만든 뒤 ㅇ사의 거래처에 80% 가격에 납품했다. 경찰은 ㅇ사가 2억원을 투자해 제품을 개발했으나, ㅅ사가 저가에 납품하는 바람에 200억원 가량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직한 직원들은 보안이 허술한 점을 이용해 상사의 노트북에서 직접 관련 자료들을 복사해 유출했다”며 “전 회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10여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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