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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내가 집필자라 해도 동의 못했을 것”

등록 2008-11-30 19:45

김인호 금성출판사 대표 인터뷰
교과부 명령 안따르면 검정취소 등 따를 텐데…
회사경영 어려워져 다른 선택여지 없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지시를 받아들인 김인호 금성출판사 대표이사는 30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역사교과서 수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더라도, 한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경영 문제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올해 교과서 문제로 큰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는 등 4500여명의 임직원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며 “경영자로서 회사의 어려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성출판사 사장을 13년째 하고 있는데,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또 교과서 수정에 대해 출판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데도 모든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현실이 답답했다고 했다. 그는 “교과서 집필은 전적으로 저자들이 맡고, 우리는 발행만 할 뿐”이라며 “(뉴라이트 단체 등) 외부 단체들이 회사 앞에서 교과서를 수정하라고 집회를 열고 경영진에게 항의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성출판사 근·현대사교과서가 50% 이상 점유하니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언론에서 보도했는데, 교과서 시장은 공동분배 구조여서 판매량에 상관없이 출판사들이 수익을 똑같이 나눠 갖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교과부의 수정 지시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나와 있는 ‘명령’으로, 달리 선택의 길이 없었다”며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검정 취소나 발행 정지 등 후속 조치가 나올 텐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자체 수정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집필자라고 해도 학문적 양심 등에 비춰 보면 (교과서 수정에) 동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교과서 수정을 거부한 그들을 이해하며, 수정 지시를 받아들인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자들의 항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저작권을 존중하지 못한 책임은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담하게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밝히던 그는 교과부에 관련된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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