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한 시청각 장애인이 발을 헛디뎌 선로에 떨어지자 100여명의 시민이 손을 흔들고 선로에 뛰어들어 이 장애인을 구조한 뒤 승강장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시각장애인 철길로 떨어지자 100명이 우르르 "멈춰 멈춰"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시각장애인을 구하려고, 100여명이 시민이 너나없이 나서 역 구내로 들어오던 전동차를 세웠다. 9일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역무사무실에 따르면, 8일 저녁 8시15분께 종각역 방향 역 구내에서 시청각 장애인 김아무개(43)씨가 승강장을 거닐다 발을 헛디뎌 선로에 떨어졌다. 이때 종각역 방향으로 달리던 전동차가 구내로 들어오고 있어 김씨의 생명의 위험했다. 그러나 이를 본 시민 100여명이 한꺼번에 승강장 앞쪽으로 몰려나와 전동차를 향해 다급하게 멈추라고 손짓을 했다. 수신호를 이상하게 여긴 기관사는 역 구내로 30m 가량 들어온 곳에서 급히 전동차를 세웠다. 이 틈을 타 시민 4명이 선로로 뛰어내려 김씨를 구조해 냈다. 김씨가 떨어진 곳은 다행히 전동차가 들어오는 방향에서 볼 때 승강장 끝부분이어서 화를 면했다. 김씨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종로3가역 공익요원 이아무개(24)씨는 “100여명의 시민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손을 흔들어 열차를 세우는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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