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차노사, 장애인 보장구 수리·대여점 지원
“이젠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너무 좋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걸을 수 없는 울산의 윤여현(34·뇌병변장애 1급)씨는 휠체어가 고장날 때마다 7~10일을 집에 갇혀 지내야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럴 걱정이 없어졌다. 12일 울산에도 장애인 보장구 수리센터가 드디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휠체어나 스쿠터, 보청기 등 보조장비(보장구)가 없으면 밖을 나가지 못하거나 정상 생활이 어려운 이 지역의 장애인 3000~4000여명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은 고장난 보장구를 제조회사 본사에 보내느라 운송비 부담에 수리 기간도 오래 걸렸고, 급해서 건강 보조기구 판매점에 맡기면 또다시 고장이 나서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날 울산 남구 신정동에 문을 연 수리센터(사진)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조성한 사회공헌기금 30억원 가운데 1억5천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기증해 결실을 본 것이다. 장애인들이 같은 장애인을 돕기 위해 만든 이 센터는 보장구를 직접 가져오기 힘든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집으로 직원을 보내 수리해 주거나 보장구를 가져와 수리한다.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는 15만원, 일반 건강보험 대상자는 7만5000원까지 부품값을 지원하고 추가 비용만 받는다. 또 보장구가 당장 수리되지 않아 이동을 할 수 없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임시로 다른 보장구를 거저 빌려준다.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성현정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보장구에 의지하고 있는 지역 장애인들의 숙원사업이 현대자동차 노사의 도움으로 이뤄져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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