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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KBO ‘낙하산 투하’ 시간벌기

등록 2008-12-23 19:31수정 2008-12-23 19:49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맨 왼쪽)이 2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선출 문제를 논의하는 이사회에서 피곤한 듯 눈을 문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맨 왼쪽)이 2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선출 문제를 논의하는 이사회에서 피곤한 듯 눈을 문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사회 “뾰족수 없다” 결론 못내
‘제사람 심기’ 정치권 입김 세질듯
차기총재 추대를 위해 열렸던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결론없이 끝났다.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전날(22일) 사퇴의 뜻을 밝히면서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사장단 중 한 명은 “사장들이 의견을 모았던 사람이 갑자기 고사를 해서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유 이사장 외에는 달리 얘기했던 사람도 없어 이사회를 열었어도 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다”고 했다.

차기총재 추대가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낙하산 총재’를 앉히려는 정치권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장단들이 의견을 모아 또다시 비정치권 인사를 추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한차례 시도가 불발된 상황에서 섣불리 다른 카드를 꺼내들기에는 잠재된 위험이 너무 크다. 유영구 이사장의 자진사퇴에서 보듯 개인사업 등을 하는 인사는 정치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박용오 전 총재의 예처럼, 구단주들 중 한 명이 차기총재를 맡는 것도 대안으로 떠오르나, 정치권과 적당한 친분을 유지해야 하는 구단주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과연 무리해서 총대를 멜 구단주가 있느냐가 문제다.

한 야구관계자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주들은 미국·일본과 달리 전적으로 야구단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사업체를 갖고 있는 그룹 최고경영자들이다. 자칫하면 괘씸죄에 걸릴 수도 있는 마당에 나설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용오 전 총재의 경우 1998년 당시 정치권의 거센 반발 끝에 간신히 프로야구 수장이 됐었다. 사장단들이 이날 회의 직후 “방법이 없다. 갑갑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국, 차기총재 추대가 내년으로 미뤄진 것은 정치권의 향후 동향을 지켜본 뒤 움직이자는 사장단의 암묵적 합의로 볼 수 있다.

한 구단 사장은 사견임을 전제한 뒤, “아무래도 1월 정부 개각 후 낙마한 정치인들 중 한 명으로 추천이 들어오지 않겠느냐. 4월 보궐선거도 있고 빨라야 1월 중순 이후에나 차기총재 추대가 이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실상 관선총재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그는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파워가 있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추진력 또한 갖췄다면 낙하산총재든 아니든 괜찮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자율총재 추대가 무산되고 신상우 전 총재에 이어 또다시 낙하산총재 가능성이 짙어지자 온라인 공간을 이용한 야구팬들의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야구팬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야구위원회 누리집 게시판에 낙하산 총재 반대 글을 올리면서 80년대식 해묵은 작태를 보이고 있는 정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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