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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양병거·가족들 “언제까지 전과자 만드나” 실망감

등록 2008-12-24 19:28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들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준비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들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준비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단체를 포함해 시민사회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이 제도의 도입을 기대했던 병역거부자와 가족들은 짙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참여연대는 24일 논평을 내 “국방부는 지난해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며 도입을 결정하더니, 이제 와서 반대 여론이 높다며 결정을 번복하는 자기부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성명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서 신뢰에 금이 간 국방부가 될 것인지, 민주주의와 인권에 떳떳한 국방부가 될 것인지 신중히 판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홍구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이미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 유엔, 심지어 미국 국무부까지 나서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라는 권고를 내렸음에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국방부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며 “소수자 인권을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막가파적인 입장 번복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병역거부자 및 후원인들의 모임인 ‘전쟁없는 세상’의 임재성 활동가는 “지난 몇차례 여론조사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아지는 등 대체복무제 도입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2001년부터 시작된 8년 동안의 논의 과정을 한차례 여론조사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방부의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병역거부자와 가족들은 큰 실망감과 허탈감을 나타냈다. 현재 법원에서 형사재판이 진행중인 병역거부자는 3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이성희(24·한국외대)씨는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전과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에 갈수는 없지만, 그 대신 군복무보다 기간이 길어도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국방부의 대체복무제 도입 검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잠정 연기됐던 이영원(21)씨도 “기대감이 컸었는데, 이런 발표가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수형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진보·보수를 떠난 인권의 문제를 이렇게 뒤흔드는 것이 안타깝다”며 “언제까지 우리 젊은이들이 양심과 종교를 이유로 전과자가 되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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