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막강권한 부시장엔 2억, 지구당위원장엔 14억…왜?

등록 2005-05-10 18:51수정 2005-05-10 18:51



■ 청계천 비리 수사 급물살

고도제안 완화 서장 동의없이는 불가능
구속 김씨 대학동문 이상의 '친분' 과시

검찰의 청계천 재개발 비리에 대한 수사의 칼끝이 이명박 서울시장을 향하고 있다.

양윤재 부시장에 이어 10일 구속된 김일주 전 한나라당 경기 성남중원지구당 위원장의 혐의 사실에도 이 시장 관련 의혹이 등장함에 따라 이 시장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특히 이 시장이 뇌물을 뿌린 개발회사 미래로아르이디의 대표 길아무개(61)씨를 만난 이유와 길씨의 큰아들(36)이 김일주씨에게 건넨 14억원의 행방이 이 시장 관련 여부를 규명할 중요한 단서로 보고 있다.

이 시장, 개발업자 왜 만났나?=이 시장은 아버지 길씨를 만난 것에 대해 “한 방송사 길아무개 대기자의 부탁으로 만났다”며, 면담 내용에 대해서도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만남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길씨의 민원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업 성사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인 길씨가 이 시장을 만나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실제 방송사 기자도 “빌딩을 짓는데 서울시와 청계천 무슨 위원회가 의견이 엇갈린다고 하며 이 시장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며 “(소개한 지) 한달여 뒤 길씨가 ‘이명박 시장이 나를 장사꾼으로 안좋게 본 것 같다. 일이 잘 안됐다’고 얘기했다”고 말해, 길씨와 이 시장 사이에 사업 얘기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또 길씨가 청탁한 고도제한 완화는 이 시장의 동의 없이는 성사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양 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사항이긴 하지만, 사실상 시장의 뜻에 반하는 결정이 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시장 주장에 따르더라도, 길씨가 이 시장을 만나기 두달 전 김일주씨가 이 시장을 만난 것은 길씨-김씨-이 시장과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14억원은 어디로?=검찰은 길씨가 청계천 복원사업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양 부시장보다 전 야당 지구당 위원장에 지나지 않는 김씨에게 훨씬 더 많은 돈을 건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가 이 시장과 ‘남다른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실제 김씨는 이 시장과 고려대 동문이고, 김씨가 1990년대 중반 연구위원을 지낸 고대 노동문제연구소는 이 시장이 93년부터 현재까지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 시장은 95년 고려대 노동대학원의 제1기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했는데,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들이 이 과정의 강의를 맡기도 했다. 이밖에도 2002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김씨가 고대 출신 정치권 인사들을 모아 이 시장 캠프에 들어간 것 등 여러가지로 미루어 볼 때, 김씨와 이 시장이 친분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잘랐다. 돈의 행방과 관련해 더욱 의혹을 부풀리는 대목이다. 이춘재 정혁준 이유주현 기자 cjlee@hani.co.kr



▲ 10일 오전 장애인 체육대회 서울시 선수단 발대식에 참석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보도진의 질문공세를 받으며 식장을 떠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청계천은 청탁천?

세운상가 등도 고도제한 완화
"업체들 로비" 수사 확대 관심

청계천 주변지역 ‘고도제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검찰 수사가 ‘청계천 게이트’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로아르이디(RED)의 38층 주상복합건물 신축 추진으로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삼각·수하동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검찰 수사가 번질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특히 개발업자들은 “도심 개발에서 높이 완화는 엄청난 이권이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곳에서도 이런 로비·청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8월 서울시가 확정한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의 청계천 주변 관리 구상을 보면, 서울 도심은 △서린·무교·다동 △삼각동 △관철동 △관수동 △수표동 △세운상가 주변 △광장시장 △방산시장 △동대문시장 △동대문패션타운 △창신동지역 등 모두 11곳으로 나눠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몇개의 지구로 묶어 관철동·광장시장은 특성보존지구, 서린·삼각동·세운상가 등은 재개발지구, 관수동·방산시장은 자율갱신지구, 동대문운동장 등은 종합정비지구로 지정해 지역 특색에 맞게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세운상가와 중구 장교동 등 5곳에 대해 건물 용적률과 높이제한을 크게 완화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도 용적률 최고 1천%, 110m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도심부 발전계획’의 처음 계획단계에서는 높이를 엄격히 제한했다가 최종안에선 완화했다”며 “이 과정에서 업체들의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전략재개발지역으로 선정한 세운상가와 장교동 등 청계천 일대에 대해서도 “개발업자들이 엄청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계천 개발로 주변 땅값이 오르다 보니, 업자들은 높이와 용적률에 대한 규제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고, 서울시는 청계천 개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금품 등의 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정혁준 유선희 기자 jun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