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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세업체, 대학생 컨설팅 받고 매출 ‘쑥’

등록 2008-12-30 19:36수정 2008-12-30 22:09

충북 충주의 재활용업체 ‘두레환경’ 직원들이 재활용품 분류대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두레환경은 지난해 8월 고려대 학생들의 경영 컨설팅을 받은 뒤 매출이 커져 직원 수를 크게 늘렸다.   ‘신나는 조합’ 제공
충북 충주의 재활용업체 ‘두레환경’ 직원들이 재활용품 분류대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두레환경은 지난해 8월 고려대 학생들의 경영 컨설팅을 받은 뒤 매출이 커져 직원 수를 크게 늘렸다. ‘신나는 조합’ 제공
‘신나는 조합’, 대학생 이론과 업체 현장 연결
“실전경험 없는 학생이라 걱정했는데 큰 도움”
충북 청주 재활용업체 ‘두레환경’은 가난한 이들의 사업공동체다. 이 업체엔 요즘 활기가 넘친다. 최근 굵직한 계약을 세개나 따냈다. 직원도 10명에서 26명으로 늘었다.

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이 ‘자활공동체’의 변화는 지난해 8월 한 무리의 대학생들의 방문에서 비롯됐다. ‘마케팅 전략론’이란 수업을 함께 듣는 고려대 경영학과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컨설팅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박성범(33) 대표는 반신반의했다. 사업을 시작하고서 지금껏 ‘컨설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경영학도라고 해도 실전 경험도 없어 시간만 낭비하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가 앞섰다.

그러나 방문과 동시에 “현장을 알아야 분석할 수 있다”며 재활용품 분류에 적극 나서는 모습에 결국 박 대표는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매출 및 지출내역서, 각종 영수증 등 회계장부와 조직도 등이 학생들에게 넘겨졌다.

학생들은 다달이 두차례 ‘현장’을 찾았다. 4개월 뒤, 마침내 진단이 이뤄졌다. ‘회계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공공기관 폐기물 독점수거 방안을 모색할 것.’ 김주현(25·고려대 경영4)씨는 “두레환경의 약점은 매출의 급격한 변화였다”며 “학교 등 공공기관과 계약을 통해 재활용품을 확보할 방법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진단에 따라 두레환경은 ‘자활공동체의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공문을 여러 공공기관에 보냈다. 그 결과, 학교 3곳과 폐기물 수거 계약이 성사됐다. 박 대표는 “학생들의 컨설팅으로 비효율적이던 재무구조도 나아졌다”고 흡족해했다.

가난한 영세업체에 대한 대학생들의 컨설팅은 저소득층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그라민은행 한국지부인 ‘신나는 조합’이 대학들과 산학협동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이 조합이 대출한 영세업체에 산학협동을 맺은 대학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통해 컨설팅을 해주는 식이다. 지난해 고려대에서 첫 문을 연 이 사업은 올해는 한신대와 전주대 등으로 확산됐다. 현재 30여개 기업이 학생들의 경영자문을 받고 있다.

‘경영 사례 연구’ 수업을 듣는 15명의 한신대생들은 지난 4개월 동안 영세업체 5곳의 경영자문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아이리스’ 네일 아트숍에 대해선 홍보 부족을 지적했고, 커피전문점 ‘티모르’에는 공정무역을 강조한 홍보 캠페인을 할 것을 제안했다. 성준혁(25·한신대 경영4)씨는 “학생들은 이론을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영세 창업자들은 미흡하나마 경영 조언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소종열 ‘신나는 조합’ 대표는 “영세업체는 자금 문제로 컨설팅할 엄두를 내지 못할뿐더러 컨설팅업체 역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세업체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소외계층과 나눔을 실현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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