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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가 웃을 일’ 없는 세상 됐으면…‘소망 만인소’ 차곡차곡

등록 2008-12-31 19:58수정 2009-01-10 00:45

<한겨레>는 지난 12월15일부터 1월11일까지 ‘인터넷 한겨레’(hani.co.kr)를 통해 새해 캠페인 ‘희망 2009를 응원합니다’ 행사를 진행 중이다. ‘2009년은 □□□□□의 해’에는 네모 안에 독자들이 새해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을 10자 이내로 채워 넣고 있다. ‘내가 만드는 한겨레신문’에는 새해 독자들이 가장 듣고 싶고, 보고 싶은 톱뉴스의 제목을 15자 이내로 뽑아주고 있다. 12월 30일까지 보름 남짓 동안 1500여건의 갖가지 희망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한겨레> 독자들이 짧은 한마디 속에 새겨 넣은 바람을 모아 기축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미리 그려 본다.

■ 훈훈한 덕담과 기원

가장 먼저 참여한 독자가 채워 넣은 ‘즐겁게 베푸는 해’(trustjoon)가 예고하듯, 자기 자신이나 가족 만을 위한 바람보다는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따뜻한 덕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다 신바람 나서 다 잘사는’ ‘다 풍요롭길 바라는’(athearth90), ‘나눔 두 배의’(rtw356) ‘우리 모두 대박 나는’(wsk01) ‘웃으면 복이 오는’(vitajk) 가슴이 뻥 뚫리는(hoeudaimon) 빈곤층이 없는 해(squall69) 등이 대표적이다.

‘질곡에서 빠져 나오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woosk7) ‘희망호에 닻을 올리는’(munaki) ‘그래도 희망을 가질’(scuckoo) ‘하루하루 좋아지는’(sophygo) ‘스스로 죽임없는’(score5133) ‘손 잡고 소통하는’(line105)처럼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전망 속에 시작하는 해이지만 그럴수록 함께 기대어 헤쳐 나가자는 의지와 격려도 많았다.

‘이웃맘 헤아리는 정 있는, 부도덕한 사람들 옷벗는, 억울한 사람들 맘푸는, 진실이 밝혀지는’(yj0128) ‘양심이 강같이 흐르는’(sey5133)과 같이 좀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눈길을 끌었다. ‘소같이 정직한,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는’(philopoimen) ‘소값말곤 소 웃을 일없는’(serfori)은 소의 해를 빗댄 재치가 돋보였다. ‘먹거리 안전한’(suk1965) ‘10만 김장훈 만들기’(ssambory)는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와 멜라민 오염 파동으로 울고 태안 기름띠 제거 100만 자원봉사의 감동에 웃었던 기억을 되살렸다.

스스로에게 다짐하거나 가장 절실한 소원들도 적지 않다. ‘결혼 좀 해보는’(jtl79) ‘연애를 해야’(musicbar)가 ‘짝없는 이’들의 하소연이 있는가 하면 ‘박/미/화/사/랑(해)’(mc42b)란 공개 고백도 등장해 웃음짓게 했다. ‘술담배 끊어야’(bjl02) ‘팔불출 탈피하는’(qwe44qwe) ‘차 없이 사는’(goodnfl) 같은 ‘작심’이나, ‘아맞다 1월 적금 탄다’(a7160)처럼 ‘설렘’을 공표한 독자도 있었다.


■ 신랄한 정부 비판과 기대

이른바 ‘엠비(MB) 악법’을 둘러싸고 거대 여당의 날치기 시도와 이에 맞선 소수 야당의 극한 대치 속에 새해 첫날을 맞는 국민들의 절망과 분노를 담은 ‘구호’가 쇄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취임 첫해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차마 지면에 옮길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우리 모두 대박 나는” 덕담 많아…“민주주의 수호의” 정권비판 봇물

‘사랑받는 대통령 뽑는’(love1929) ‘대한민국 새 정부 탄생의’(jnbsbk)처럼 우회적으로 정권 교체의 바람을 표현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퇴출’ ‘탄핵’ ‘몰락’ ‘타도’ ‘하야’같은 노골적인 ‘정치투쟁 용어’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집회 이래로 이 대통령의 ‘별칭’으로 자리잡은 ‘쥐’를 빗댄 거친 표현들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한망국의’(selstr) ‘빨리갔으면 하는’(bjl02) ‘혹성탈출의’(cats2010)처럼 비관과 회피의 심정을 털어놓은 독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새해를 맞는 만큼 희망과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목소리들이 훨씬 크다. ‘빼앗긴 들에 봄이 오는’(ovosister) ‘민주주의 수호의’(beomsoo) ‘국민 각성의’(nsc64) ‘위기극복의’(candy3407) ‘아름다운 민주주의’(lgcb) ‘민주쟁취 국민승리’(ykyoo1) ‘민주주의의 반격’(vezzangi) ‘주권의식이 되살아나는’(athearth90) ‘정의가 연대하는 실천의’(bluemind119) ‘국민이 희망을 만드는’ (jnbsbk) ‘진보 개혁 승리’(chadolle) 등등등.

특히 ‘내가 만드는 <한겨레신문> 톱 제목’에서는, 국민 대다수의 반대 여론을 묵살한 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에 대한 우려가 눈에 띈다. ‘삽질은 그만’(goodnfl) ‘대운하 예산금 전액 불우이웃 성금으로’(ovosister) ‘대운하 철회’(nepereti) ‘이명박 “한반도 대운하는 넌센스”’(dew_k) ‘국민 반대, 대운하 실패’(anna0204) 등이 그것이다.

■ 절박한 경제 회복 열망

사상 유례 없는 세계적인 금융 위기 여파가 한층 실감나는 현실로 나타날 것을 예상한 서민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절절하다. ‘허리띠 졸라매야 해’(bjl02) ‘구두쇠 체험기의 해’(lilility) ‘꼭 살아 남아야 할’(yypp) 등은 물론이고, ‘로또 1등할’(kwonbban) ‘로또 당첨의’ (ghkdwjdtjtj, jskim6) ‘부자가 되는’(pyjcsj) ‘빚 다갚고 적금타는’(mudang604) 같은 ‘대박의 꿈’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백수 탈출’(qq1177) ‘나도 돈 버는 해’(sarandifity) ‘나 취업했어요’(jcy9825) ‘청년실업률 0%’(rl4318)에서는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벗어나고픈 열망이 가득하고, ‘집값 내렸음’(musicbar) ‘네 식구 살 집 장만의’(simdogy) ‘주택상한가 2억 이하 적용’(howsing) ‘부동산 버블 완전 붕괴’(tjaha)에서는 부동산 투기 광풍에 시달려온 집 없는 이들의 설움이 고스란히 읽힌다.

“꼭 살아남아야 할” 경제위기 실감…“세계적 기쁨 남북한 통일” 바람도

‘경제위기 구해’(bjl02) ‘농어촌이 되살아나는’(yongsup9966) ‘비정규직이 없는’(squall69) ‘등록금 인하 및 학자금 확대’(cricket79) ‘환율 900원대, 주가 지수 2000 진입’(rl4318) ‘세계경제 회복 선두 한국 불황은 옛말’(chit) ‘세계 기축통화 대한민국의 원화 결정’(noamlee) 등은 어려운 경제 현실을 역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속보! 강만수 사퇴’(rl4318)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격 해임!’(dew_k)과 ‘미네르바 경제부총리 임명’(hoj123)은 묘한 여운을 던진다.

■ 식지 않은 통일의 열기

이명박 정부들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통일의 갈망은 여전히 뜨겁다. ‘남과 북이 함께 걸어가는’(skc2520) ‘이념대립 없는’(chlehdgns55) 등은 소박한 연대의 정서를,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자유화’(ckh1122) ‘개성공단 활성화 추진 계획 공고’(yj0128)는 지금 당장 절실한 교류의 기대를 담고 있다. 좀 더 나아가, ‘휴전협정, 평화협정 전환 추진’ ‘북미 정상회담, 북미 수교협정 체결 합의’(ykyoo1) ‘북핵,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abcabc59)는 희망섞인 예측 보도를 하는가 하면,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민족통일 합의, 북한 지도부 대한민국에 통일협상 제의’(yeanmyun) ‘세계적 기쁨 남북한 통일’(howsing) ‘한반도 통일로 한국 세계 1위 강국 도약’(dongjae21) 처럼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할’ 특종을 미리 쓰기도 했다.

■ <한겨레> 응원과 언론 개혁

‘한겨레신문의 해’(yeanmyun) ‘한겨레 사랑해’(apocketvenus) ‘한겨레 번창의’(a7160) ‘한겨레 독자 모두 행복한’(elsa0929)부터 ‘한겨레신문 구독 1위 신뢰도 1위’(wonibros) ‘한겨레신문 1000만 가구 구독 돌파!’(kimjl07) ‘HBS-한겨레방송사’(ydoh21) ‘독립언론 한겨레 상장 초읽기’(fitnaa)까지 열성 독자들다운 지지와 격려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YTN 노조의 값진 승리!’(ssu0105) ‘YTN 사장 퇴진, 노조 복직 승리’(nepereti)로 낙하산 사장 거부 투쟁중인 <와이티엔>을 응원하는 한편 ‘언론사 투쟁해’(nepereti) ‘조중동도 믿을 수 있는’(suk1965) ‘조중동 정신차려야’(wdlim)로 재벌언론들에 대한 질책도 잊지 않고 있다.

드문드문 발상이 신선한 제목들도 눈에 들어온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조선일보 인수 시도’(jyleegeo) ‘한겨레 기자, 쥐박에게 신발던져 명중’(hanmandu) ‘쥐바기 회견에 신발던질 용기있는 기자는’(b8140) ‘뉴스가 없습니다. 오늘 하루 쉽니다!’(bamsaram)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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