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지하철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로 추락한 승객을 잇따라 구해 낸 공익요원이 있어 화제다.
9일 저녁 10시 23분께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공익요원 최구동(24)씨는 술에 취한 조모(46ㆍ여)씨가 열차에서 내리다 승강장 틈 사이로 몸이 빠지자 기지를 발휘,열차를 멈춰 세우고 조씨를 구했다.
방화행 5222호 열차가 발산역에 정차, 승객들이 하차하던 중 최씨는 5번째 객차에서 `악'하는 비명이 들려오자 순간적으로 승객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로 빠졌다고 직감, 곧바로 달려가 열차의 문속으로 발을 집어넣었다.
열차는 문이 모두 닫히지 않으면 출발하지 못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최씨의 순간적인 기지에서 나온 긴급 행동이었다.
곧이어 후배 공익요원을 기관사에게 보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휴대폰으로 긴급히 역사무실에 상황을 알렸다.
최씨의 연락을 받은 부역장과 직원이 현장으로 출동, 승객들을 안심시켰으며 부역장이 승강장 틈 사이로 내려가 조씨를 승강장 밑의 비상홈으로 옮긴 뒤 전동차를 출발시켜 조씨는 목숨을 건졌다.
최씨는 "전동차가 도착해 문이 열리면 항상 전동차의 양 옆을 살피는데 어디선가 `악'하는 비명 소리가 들려 순간적으로 승객이 추락한 것으로 직감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이처럼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일로 만취 승객을 구한 경험 덕이다.
지난 1월25일 아침 8시 25분께 발산역에서 만취한 승객이 선로쪽으로 떨어졌는데 당시에도 동료 공익요원과 함께 역에 멈춰있던 전동차 출입문을 발로 막아 출발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승객을 구했던 것. 최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하지만 당시 지하철 사고가 잇따라 어수선한 상황에서 발산역은 최씨의 기지를 높이 사 자체적으로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편 8일 오후 8시15분께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는 시각장애인 김모(43)씨가 발을 헛디뎌 선로로 떨어진 것을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 수십명이 진입하던 전동차를 세워 김씨를 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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