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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취업 관문 뚫으려 ‘국외 봉사’ 갑니다

등록 2009-01-05 20:31

대학생들 “어학연수 차별성 없어”…‘스펙’ 높이기
비용 부담에 고민…단체·기관 프로그램 경쟁 치열
#1 대학생 김아무개(23·부산대 3년)씨는 지난해 10월 학교에서 마련한 ‘글로벌 챌린저’ 프로그램에 지원해, 오는 16일부터 2주 동안 인도로 봉사활동을 떠날 예정이다. 지원자가 3배수 이상 몰려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쳤다. 김씨는 “함께 지원한 친구들과 시험 기간에도 일주일에 세 번씩 모여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며 “이런 스펙이 하나쯤 있어야 취업 면접 때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는 김씨는 “미국 등 영어권 연수는 더는 내세울 장점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2 타이와 베트남 자원봉사 경험이 있는 노아무개(22·서강대 3년)씨는 이번 겨울방학 때 한 차례 더 동남아 지역으로 자원봉사를 떠날 계획이다. 그는 해마다 치열해지는 국외 봉사활동 선발에 뽑히기 위해 1년 전 사물놀이를 배우기도 했다. 노씨는 “취업한 선배들이 ‘해외 봉사활동이 면접에 유리하다’고 조언한다”며 “토익 성적은 나중에 만들어도 되지만, 봉사활동은 미리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는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동남아 등 제3세계 지역으로 ‘취업대비용 자원봉사’를 떠나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 연수·인턴 경력이 보편화되면서, 남들과는 다른 ‘튀는’ 스펙(취업에 필요한 학력·학점·토익점수 등)을 갖춰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에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했다는 정아무개(29)씨는 “면접을 다녀보니 기업들이 이젠 어학연수 정도는 특별한 경력으로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최근에 필리핀으로 2주 동안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공기업에 취업한 정아무개(27)씨는 “인도네시아에서 한달 동안 자원봉사를 한 경험이 있는데, 면접 때 이 봉사 경험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회원 수가 1백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카페 ‘취업 뽀개기’에는 국외 자원봉사와 관련한 문의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TOMAHAWK’는 “지금까지 자원봉사한 거라곤 이주민 한글교실밖에 없어 베트남 워크캠프를 가려 하는데 15일 동안 150만원 견적이 나왔다”며 “이 돈을 들여 ‘자봉’(자원봉사) 스펙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다. 취업 준비생들이 자신의 스펙을 평가해 달라며 올린 글에는 “국외 자원봉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각 대학이나 국제 민간단체 등이 주선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지원 경쟁도 치열하다. 서강대학교 사회복지센터 관계자는 “캄보디아 현지 기관과 연계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10 대 1을 웃돈다”고 귀띔했다. 중앙대 복학생 유아무개(27)씨는 “학교에서 알선하는 프로그램은 학점 좋은 후배들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자원봉사 경험까지 취업용 경력으로 쌓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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