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니 벨리예르비(사진)
‘국제학업평가 1위’ 핀란드 교육전문가 벨리예르비 교수
경쟁 너무 강조하면 교육질 되레 저하
“교사 7명 쫓아낸 것 이해하기 어렵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따로 분리하기보다 한데 모여 공부하게 하는 것이 전체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교육강국’ 핀란드의 교육전문가 요우니 벨리예르비(사진) 위베스퀼레대학 교수가 12일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핀란드는 지난 2000년부터 3년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고 있는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평가의 자국내 프로젝트 매니저인 그는 핀란드의 높은 교육 경쟁력의 원천을 ‘모든 학생들에게 차별 없이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한다’는 원칙에서 찾았다. 그는 “평등성을 중시하는 교육이 학생들의 실력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PISA 결과를 보면 성적이 높든 낮든 핀란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난다”며 “초·중등 단계에서 경쟁이라는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교육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벨리예르비 교수는 무엇보다 학교 교육의 평가에서는 목적과 방법을 분명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시험을 동시에 치르게 되면 학교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뒤처진 학교는 격차를 줄이는 데 골몰한 나머지 지식 평가 이외의 다양한 학교 교육의 기능을 소홀히 여길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핀란드에서도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국 단위 평가는 전체 학생의 5∼7% 정도만 대상으로 하고 그 결과 드러나는 지역간 격차 등의 정보 역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지식 위주의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들을 ‘실패자’로 여기게 되면, 이들은 자신의 잠재력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실패자’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제고사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교육의 영역을 보다 넓은 시야에서 봐야 한다. 전국 규모의 단답형 시험으로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제고사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해임·파면된 7명의 교사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교육적 소신을 밝힌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본다”며 “교육 당국이 이들을 교단에서 쫓아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글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교사 7명 쫓아낸 것 이해하기 어렵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따로 분리하기보다 한데 모여 공부하게 하는 것이 전체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교육강국’ 핀란드의 교육전문가 요우니 벨리예르비(사진) 위베스퀼레대학 교수가 12일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핀란드는 지난 2000년부터 3년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고 있는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평가의 자국내 프로젝트 매니저인 그는 핀란드의 높은 교육 경쟁력의 원천을 ‘모든 학생들에게 차별 없이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한다’는 원칙에서 찾았다. 그는 “평등성을 중시하는 교육이 학생들의 실력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PISA 결과를 보면 성적이 높든 낮든 핀란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난다”며 “초·중등 단계에서 경쟁이라는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교육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벨리예르비 교수는 무엇보다 학교 교육의 평가에서는 목적과 방법을 분명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시험을 동시에 치르게 되면 학교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뒤처진 학교는 격차를 줄이는 데 골몰한 나머지 지식 평가 이외의 다양한 학교 교육의 기능을 소홀히 여길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핀란드에서도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국 단위 평가는 전체 학생의 5∼7% 정도만 대상으로 하고 그 결과 드러나는 지역간 격차 등의 정보 역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지식 위주의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들을 ‘실패자’로 여기게 되면, 이들은 자신의 잠재력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실패자’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제고사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교육의 영역을 보다 넓은 시야에서 봐야 한다. 전국 규모의 단답형 시험으로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제고사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해임·파면된 7명의 교사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교육적 소신을 밝힌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본다”며 “교육 당국이 이들을 교단에서 쫓아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글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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