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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세호씨 정치권 연결고리”

등록 2005-05-11 19:03수정 2005-05-11 19:0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11일 밤 구속되고 있다. 연합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11일 밤 구속되고 있다. 연합
검찰 “김 전 차관 적극개입 드러나”
이광재의원 등 외압 수사에 가속도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유전사업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밝혀지면서, 정치권 외압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사건의 성격이 애초의 ‘단순 사기극’ ‘본부장급에서의 무리한 사업 추진’에서 정치권 외압 의혹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셈이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추가 수사 등을 통해 검찰이 외압의 실체에 얼마나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전 차관의 영장을 보면, “왕영용 본부장에게 유전사업 검토를 지시한 뒤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으며 결재도 하지 않았다”는 김 전 차관의 주장과는 달리 김 전 차관이 적극적으로 유전사업을 관리하고 감독한 사실이 나와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왕영용 본부장에게 청와대 보고를 지시하고, 같은해 9월 철도청장에서 건교부 차관으로 승진한 뒤에도 두달여 뒤인 11월 초순까지 신광순 사장이나 왕씨 등 철도공사 임원한테서 전화·팩스 또는 대면보고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을 찾아가 협조요청까지 했다.

김 전 차관이 차관 승진 뒤에도 신씨나 왕씨를 통해 유전사업을 챙긴 것은 그가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으며, 정치권과도 연계됐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유전사업 보고를 받은 시점이 지난해 11월 초순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전사업이 문제가 있다’는 국정원의 정보보고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접수된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정치권 등과 연계해 유전사업을 주도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허문석씨가 없는 상황에서 김 전 차관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을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등으로 이어지는 외압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한 것이다.

검찰은 11일 김 전 차관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에서도 “이 의원을 네 차례 만나지 않았나?”, “박남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저녁을 먹지 않았냐?”고 집중 추궁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되는 등 ‘실세 차관’으로 불렸던 그가 유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면, 여러모로 친분이 있는 이 의원과 유전 사업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또 김 전 차관이 애초에 내부 보고가 아닌 외부 경로를 통해 유전사업 내용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왕씨에게 유전사업 검토를 처음 지시한 점이나, “유전사업을 보고했을 때 이미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왕씨의 진술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에 이어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박남춘 현 인사제도비서관의 행적도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박 비서관이 국정원 정보보고를 접수하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6일 만에 자체종결 처리한 것에, 김 전 차관과의 친분이 작용했는지가 우선 조사 대상이다.

김 전 차관은 여전히 혐의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영장 심사에서도 “신중한 추진을 지시했으나, 왕씨가 ‘괜찮다’며 사업을 강행했다”거나 “다른 사업과 달리 증거자료에 내가 결재한 것이 거의 없는 것이 내가 깊이 관여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차관의 개입 정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난만큼, 추가 수사를 통해 외압 여부가 상당 부분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이번 수사의 산이었고, 최대 고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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